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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나비 Jun 14. 2022

봄날의 산책은 즐거워

군산 말랭이 마을 독립서점

봄볕이 따사롭던 지난 4월과 5월

군산 월명동 말랭이 마을에 위치한 독립서점 봄날의 산책을 다녀왔다.

    

그전에 두 번을 방문했으나 바쁜 책방지기를 만나지 못해 삼고초려 하여 세 번째 방문 끝에 박모니카 작가님을 만났다.

작가님은 첫인상이 밝고 에너지가 넘치며 웃음이 많은 달변가셨다.  

  

봄날의 산책은 군산시 월명동 근대문화의 거리 말랭이 마을 맨 꼭대기에 자리를 잡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이정표를 따라 유년시절 정다운 고향 시골길을 거닐 듯 터벅터벅  갓 피어난 싱그러운 꽃들과 푸루른 신록을 구경하며 걸어 올라갔다.

    

양조장과 우물을 구경하고 추억의극장을 기웃거렸다. 아스라히 추억을 불러오는 아련한 골목길이다.     

한 십 분쯤 걷자니 벽화가  이쁜 서점이 나타났다.


책방 계단 난간에 무수히 많은 무명 작가들이 그려놓은 그림엽서가 코팅되어 이쁘게 걸려있고 형형색색 풍선을 메달아 놓았다. 노랑풍선을 바라보며 잠시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책방 앞 공터에는 노란 파라솔이 쳐저 있고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어도 한 여름 땡볕을 넉넉하게 막아 줄만큼 제법 자란 중간 크기 나무 몇 그루가 듬직하게 서있다.  

   

아래를 굽어보니 히로쓰 가옥과 월명동 시내풍광이 눈에 들어오고 건너편 숲속 푸루름이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공짜로 호사를 누리는 제법 근사한 도시풍경이 펼쳐져 있다.

   

책방 내부는 2~3평 정도 공간에 유명작가님부터 지역작가 분들의 책이 진열되어 있었다. 표지가 알록달록 이쁜 동화책, 사람사는 이야기 에세이집과 순수한 시집들이 눈에 띈다. 아담한 공간에 비하면 제법 많은 책들이 각자의 자리에 질서있게  진열되어 있다.  

   

차를 한잔 하면서 책방지기와 정담을 나누고 있는데 예전부터 꼭 한번 만나고 싶었던 이숙자 작가님이 오셨다.

처음 뵙는데도 엄마처럼 친근하시고 포근하다. 드디어 찐팬이 되었다.

 

책이야기, 글쓰는 이야기, 세상사는 이야기 들로 웃음꽃을 피우다 보니 솔찬히 많은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넓고 큰 대형서점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작은 공간이 주는 친숙함과 안락함이 어린시절 외갓집 다락방에 올라와 있는 느낌이다.  

  

 좋은사람 들과 정답게 도란도란 나누는 삶의 이야기들이 보석처럼 빛이 나고 사람의 온기가 더해져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욕심히 생기는 공간이다.   

 

꼬불꼬불 골목길 따라 가파른 산꼭대기 말랭이 마을에 문을 연 서점 봄날의 산책. 그곳에는 사람 좋은 책방지기가 있고 인생을 풍요롭게 해줄 좋은 책들이 독자 여러분 들을 기다리고 있다.


운이 좋으면 한달에 한번 초대를 하여 모임을 하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유명 작가님들 과의 만남에도 살짝 쿵 낄수가 있다.  

   

우리네 고단한 인생살이 살다보면 크고 작은 부침에 흔들려 까닭없이 눈물이 흐를 때도 있고, 날이 좋아서 혹은 짝이 없어 괜히 툴툴거리며 마음에 심술이 날때 도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봄날의 산책으로 사부작 사부작 마실을 나오시라고 말씀드린다 .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책 두권을 사서 손에쥐고 시름없이 터벅터벅 비탈길을 내려왔다.    


봄볕은 따사롭고 잔나비의 한걸음 이란 노래를 들으며 걸으니 발걸음은 사뿐사뿐 엉덩이가  절로 씰룩거린다.



한걸음   - 잔나비 -  

헤지고 낡은 거리엔 아무도 오지 않아서 흔적만 남아 찬바람 부네

설레던 내 발자국과 웃음을 잃어버렸나 흔적만 남아 찬바람 분다

누군가 날 찾을까  애만 태우던곳 빗물 젖는 날에는 바라만 보던곳

한걸음 모두 내 슬픔이어라 한걸음 모두 내 기쁨이어라

잊혀진 어린날의   작은 구름 같은거

그 길 계단 오 모두 내 사랑이어라 ~~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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