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내 얼굴
60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60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얼굴에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오늘 아침 휴대폰으로 셀카를 찍어 본 나는 뒤로 넘어갈 뻔한 충격을 받았다.
온 얼굴의 주름은 마치 며칠 전 삼릉에서 본 소나무들의 뿌리 같았다.
깊게 파인 주름이 곳곳에 자리 잡았고 잔주름은 그 깊은 주름을 호위하고 있었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나이보다 4,5살은 적게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때로는 총각인 줄 알고 사위 삼고 싶다는 분들도 간혹 있었다.
순진한 얼굴, 다소 철없어 보인 얼굴은 그래서 기자 같지 않고, 목사나 선생님 같다는 소리를 자주 듣곤 했는데...
거울 속이 미친 내 모습은 분명 그동안, 10년여 동안 병치레를 하면서 고통에 인상을 찡그릴 때가 많은 것이 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여겨졌다.
참으로 최근 10년여는 내게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하루 건너 한 번씩 하는 투석은 우선 물리적으로 힘들다. 볼펜심 만 한 주사 바늘을 팔뚝에다 꽂을 때는 긴장과 고통이 교차하고 그 영향으로 30분여 동안 혈압이 상승해 혈압계로 측정이 안 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4시간의 투석 동안에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가끔씩 죽어나가는 옆 침대 환자들, 그리고 내가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 오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상실감, 국민연금과 의료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있다는 미안함 등은 4시간 내내 어깨와 머리를 짓누른다.
또 한편으로는 5년 뒤, 10년 뒤 내 얼굴이 어떻게 변했을까를 상상해 보면, 몸서리를 치게 된다.
지난해부터 유난히 잔소리를 하는 옆지기의 ‘얼굴 피부 관리를 하라’는 권유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된 건가도 싶다.
무엇보다도 (어렵겠지만) 하루에 한 가지씩 웃을 일을 만드는 일에 도전해야겠다. 웃으면 얼굴이 밝아지고 주름도 생기지 않는 다는데...
곱게 나이 들고 싶은 가장 어렵고도 단순한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