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이야기) 도심 가로수

바로 앞 상가가 관리하면

by 연오랑

상가 밀집지역에 심어진 가로수를 바로 앞 상가에서 관리토록 하는 각지자체의 관련 조례정비가 필요합니다. 각 지역 주요 상가 밀집지역 상인들은 여름철이 되면 가로수가 크게 자라 상가 전체를 가리는 통에 도로변에서는 아예 가게가 보이지 않아 장사가 더 안 된다며 아우성입니다. 일부 상가들에서는 고의적인 고사행위로 표출되는 사례가 잇따라 지자체와 상인들 간의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같은 상황은 전국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 현상입니다. 부산 강서경찰서 관내에서는 새로 개업하는 의류매장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가로수 20그루를 고사시킨 혐의로 부산 강서구 녹산동 의류매장 주인 김 모 씨와 건설업자 천 모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인천 남동구청도 지역 내 구월남로에 심어진 가로수 2그루를 죽이려고 고사제를 뿌렸다는 민원이 접수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상인들의 가로수에 관한 시각은 이처럼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우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서귀포시내 어느 가로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상가주와 지역주민 2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존 가로수 존치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가로수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 34% 보다 가로수를 없애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46%로 나타나 없애자는 쪽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인들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도심 가로수는 분명 그 순기능이 있습니다. 먼저 가로수가 주는 대기정화 기능과 기후완화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가로수 1그루당 평균 200~360g의 수분 방출로 열에너지 제거 효과가 발생하여 가로수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온도 차이는 2.6℃~6.8℃가 낮고, 상대습도는 9~23% 정도 높여 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음으로는 소음 감소 기능으로, 식재된 가로수로 인한 소음 차단은 5~7%의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쾌적한 느낌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시각적 효과와 무엇보다도 보행자에게 그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는 가로수가 귀찮기만 한 존재라는 생각을 바로잡고 고마운 존재로 새롭게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각지자체는 과거 시골 동네에서 불리든 ‘택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 상가마다 원하는 나무수종을 산택해 심도록 하고 평소 관리도 그 상가에 맡기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내 나무라는 인식이 생기는 동시에 상가를 상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오동나무 가구점‘ ’ 은행나무 커피전문점‘’ 감나무 제과점‘등으로 불릴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각 업소의 스토리텔링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또한 시가지 전체 가로수를 다양화해 환경과 조경면에서도 훌륭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각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운영의 묘를 살리는 데 있는,. 관광지부터 먼저 적극 검토하면 좋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수필) 묘(猫) 부인의 육아일기(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