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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Oct 15. 2022

[주령구] 호미

정원을 가꾸는데 유용하다는 점 때문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한국의 호미가 원예용품 판매 순위 톱 10위에 들어가는 등 대박을 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경북 영주의 한 대장간에서 만든 것이라는 데서 경북도민들의 자존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은 "호미도 대박을 칠 수 있구나…" 에서부터 " 호미가 대박을 치는 이유가 뭘까?", " 왜 하필이면 영주에서 만든 호미일까" 등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호미는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온 농기구다. 주로 땅에 심은 감자나 고구마 등을 캘 때 쓰거나 잡초를 제거할 때 쓰는 쇠로 만든 농기구로 끝이 꼬부라져 주걱처럼 생겼다. 

호미는 농사를 지어온 우리 민족과 밀접한 농기구라 호미에 관련된 속담이나 격언도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과 '처서에는 호미와 쟁기를 깨끗이 씻는다'라는 말 등이 그것이다.

미국에서 호미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우리처럼 미국 사람들이 감자나 고구마를 심을 리는 만무하고… 바로 정원을 가꾸는데 유용하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 가정의 경우 우리는 달리 일찍부터 넓은 대지에 정원을 조성하고 가꾸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 이 정원을 가꾸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따르는 것이 꽃을 심고 잡초를 뽑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 일을 조그마한 손 삽, 일명 꽃삽이 해왔다. 

하지만 미국도 노령 층 인구가 늘면서 조금이라도 힘이 덜 드는 정원 가구가 도구가 필요했고 호미를 우연히 발견한 노인들이 한번 써 보고는 그 다양하고 편리한 용도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손 삽과 호미를 놓고 비교해 보면 땅을 파는 것도 풀을 뽑는 것도 호미가 훨씬 수월함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 왜 하필이면 영주에서 만든 호미일까?

그 이유는 바로 두들겨서 만든, 달구고 펴서 만든 것이라는데 있다. 중국에서 기계로 찍어 만든 것과 비교해 가격은 3,4배 비싸지만 한번 서 본 미국인들은 영주에서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든 제품만 찾는다. 짝퉁을 알아볼 뿐만 아니라 안 통한다는 의미다.

호미 외에도 세계시장에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우리 고유의 상품이 대박을 치고 있는 상품이 여러 개 있다. '갓'이 그렇고 한지와 호랑이 담요, 일명 밍크담요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난 요즘, 또 우리 것 중 무엇이 세계적으로 대박상품이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그 해답은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여"라는 어느 광고 문구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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