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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Nov 18. 2022

#시가 있는 가을(9)

가을비

                    재환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옷 갈아입어야 하는 산에는 천연색으로

생각을 고쳐먹어야 하는 내게는 하얗게 내린다    

그 비, 창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귀기우려 본다

지난봄 마음속에 새싹을 틔운 내게는 어떤 비 내릴까

나도 비도 답을 구하다 오롯이 밤을 지새운다    

노크 소리에 문열어준 순간

가을비는 세차게 양철지붕을 때린다

내 종아리도 세차게 때린다

처마 밑에서는 어느 듯 눈물 같은 거품이 뚝뚝 인다    

나는 가을비에 몸살을 앓는다

가을비보다 내가 더 절실하고

가을비 보다 내가 더 그리움에 사무쳐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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