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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Mar 27. 2023

[주재기자에서 대기자 되기]<18>-자신에게 엄격하라

 17. 자신에게 엄격하라

어느 직업에서나 그 직업이 요구하는 직업적 양심이라는 것이 있다. 판사는 양심에 따른 판결을 해야 하고, 선생님에게는 양심에 따라 아이들을 차별 없이 가르치고 돌보는 직업적 양심이 필요하다.

기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선입관 없이 객관적 사실을 근거를 가지고 보도해야 한다. 특히 권력자에게 빌붙어 이득을 챙기는 일보다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기장의 직업적 양심이다.

모두들 기자생활을 처음 시작 할 때는 정의감에 불타고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그 정의감도 무뎌져 어느새 보통사람들 사이에 섞여, 정의감 곧 직업적 양심은 빛을 잃게 된다.

신문사 조직은 대략 15년 차 즘 되면 중앙지의 경우 차장, 지방지의 경우 부장 정도의 위치에 있게 된다. 이때쯤이면 대부분의 기자들은 불타는 정의감보다는 매사를 이해하고 관대 해진다. 다행인 것은 이들이 부서장을 맞고 있어도 현장에서는 후배들이 (그가 옛날에 그랬듯이) 정의감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게 된다. 신문사는 그렇게 세대교체가 되며 사회의 공기로서 제 역할을 하게 된다.

당부하고 싶다. 기자 10년 차가 될 때까지 만이라도 정의감과 직업적 양심에  투철해야 한다.

자신에게 한번 관대하면 그만큼 일찍 무뎌지고 소위말해 속물이 된다.

현장에서 뛰는 기자는 있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 기사를 쓰는 것이 본분이다. 중앙지의 경우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데스크가 모니터링하고 그때 그때 취재 지시를 내린다. 하지만 지역 담당 기자의 경우 대부분 자신이 확인하고 스스로 판단해 기사를 쓴다.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유혹이 쉽게 먹힌다.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소위말해 엿 바꿔 먹기를 한두 번 하다 보면 더 이상 지역사회에서 올바른 기자라는 평을 듣지 못할 것이다.

물론 부서장이 되고 국장이 되면 회사 경영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현장 기자는 보이는 대로 기사를 쓰면 되고, 그다음 문제는 격장이나 사장이 알아서 할 문제다.

사장이나 국장은 좋은 기사를 많이 써 지역사회에 영향력을 높이는, 때로는  물의를 일으키는 그런 기자를 좋아한다. 자신에게 엄격하라. 최소한 10년 정도만 엄격하면 어느새 유능하고 무서운(?) 기자로 인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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