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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Mar 28. 2023

#시가 있는 봄(66)-첫사랑

첫사랑

                     재환

둥근 뭔가를 저 지평선을 목표로 발로 찼다

또 돌멩이다

이런 외마디 비명소리는 한 번도 질러 본 적이 없다

당연히 누구도 소프라노 톤의 비명소리를 들은 이도 없다

새끼발가락에서 붉은 피가 철철 흘러내린다

119도 비명소리를 내며 달려왔지만 돌려보냈다

대신 찾은 시골동네 의원에는 오늘따라 노인환자가 많다

눈치 없는 간호사는 순서를 기다리란다

마취도 않고 꿰매는 의사와 눈이 마주친다

나보다 더 찡그린 의사는

대학 2학년 때 미팅 갔다 만나, 3개월 여 만에 헤어진 여자친구다

발가락도 아프고 그 마음은 더 아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안부를 묻는다

치료하다 말고, 치료받다 말고 곧장 마스크를 벗는다

익숙한 서양식 인사를 한다.

첫사랑이, 마지막사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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