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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Mar 28. 2023

[주재기자에서 대기자 되기]-<19> 공짜 해외여행

18. 공짜 해외여행은 없다

기자로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공짜여행을 하는 기회가 생긴다. 대부분 아쉬운 것이 많은 기업이나 단체일수록 공짜 여행이라는 당근을 자주 내민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공짜여행에 참여시켜 단체장이나 의회의장의 우근으로 만들거나 여행기간 중 생기는 불미스러운 일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심산이 대부분이다.

공짜 여행은 대부분 선진지 견학이라는 명분으로 실시한다. 대표적인 곳이 해외원전이나, 쓰레기소각장등 혐오·기피 시설이다.

90년대 만 해도 내가 근무하던 경주에는 월성원전 후속기 건설 문제와 방폐장 건설 문제로 기자들의 해외 공짜여행이 성행했다. 일본,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세계 곳곳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난 한 번도 이런 공짜 여행에 참여한 적이 없다. 이 당시 경주에서 기자생활을 한 사람치고 공짜 해외여행을 안 가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단언 컨테 이런 공짜 여행을 다녀온 기자 치고 주최 기관에 우호적이 아닌 기자는 없었다.

물론 90년대만 해도 해외여행이 일반화되지는 않았다. 특히 언론인이 공적으로 취재차 가면 공항 입국장에서부터 편리를 봐줬다. 해외에 간다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여비까지 수금을 했고 각종 편리까지 봤으니 무늬만 기자인 사람들에게는 장날이나 마찬가지였다.

구워삶기 위해 데려간 공짜 해외여행이니 그 스케줄(?)이야 안 봐도 비디오가 아니겠는가?

민선 단체장 시대가 된 이후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우호도시 방문이나 쓰레기소각장 등 선진지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실시하는 공짜해외여행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재선, 3선에 도전하려는 단체장들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이니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대통령실의 해외 정상회담 취재조차 실비를 언론사가 직접 부담하고 가는 판국에 아직도 몇몇 지자체와 기업들에서는 공짜 여행에 접대관광을 실시하고 있으니 시대에 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공짜 해외관광을 다녀온 기자가 그 단체나 기업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쓸 수 있겠는가 생각해 보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일 어떤 기업이 해외 공장 준공을 홍보하기 위해 동행 취재를 원한다면 반드시 돌아와 기사작성 시 취지와 동행 취재임을 알리는 글을 표시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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