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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Aug 06. 2023

#시가있는 여름(130)사랑곶

사랑곶

             재환

어릴적,

동쪽 해가 뜨는 조항산 아래 푸른 언덕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궁금했다

하필이면 그곳에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여자 아이가 살고 있었다

그래서 난 그곳이

사랑이 살고 있는 곳으로 규정했다

사랑이 떠나가고

또다른 사랑이 찾아왔을때

바라본 동쪽 언덕에는

나무 한그루 없는, 풀 한포기 없는

삭막한 아파트부지로 변해 있었다

옛생각을 소환하고 있을즈음

어느샌가 갑자기바람이 일어 모자를 벗겼다

그순긴 나는 그언덕을

바람이 살고 있는 곳으로 규정했다

해와달은 그 역할이 변한게 없지만

내 사랑은 어느새 바람으로 변했다

사랑은 바람이다

사랑은 세월이다

변하지 않을 것 깉은 사랑이

어느새 바람이 되었다

집착하지 않으면 아픈사랑도

순풍을 타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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