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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오랑 Sep 03. 2023

#시가 있는 가을(142) 그리움이라는 병

그리움이라는 병

                       재환      

열은 내렸니?     

너도 간밤에 많이 아팠겠지만 

나도 끙끙 거리며 앓았단다

쉰이 다 되어가는 인생을 살았으니

이럴 땐 어떤 처방이 주효한지 잘 알겠지     

아마도 

태평양을 건너면 

너의 열병은 더 심해질 거야

물론 나도 매일, 거의 매일

몸살이 나겠지     

그리움이 외로움을 이기는 거야

외롭거든 소리쳐 불러 봐

그리움은 두려움조차 이길 거야

그럼 어느새 

그리움은 딱딱한 굳은살이 되어

찢어진 상처마저 낫게 할 거야     

시간이 흘러도

도저히 그리움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내가 보낸 편지를 읽고 또 읽어 봐

종이에 묻은 채취가

잉크에 묻은 나의 절절한 그리움이 

바람을 타고 전해질 거야     

어때

열은 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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