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라는 병
재환
열은 내렸니?
너도 간밤에 많이 아팠겠지만
나도 끙끙 거리며 앓았단다
쉰이 다 되어가는 인생을 살았으니
이럴 땐 어떤 처방이 주효한지 잘 알겠지
아마도
태평양을 건너면
너의 열병은 더 심해질 거야
물론 나도 매일, 거의 매일
몸살이 나겠지
그리움이 외로움을 이기는 거야
외롭거든 소리쳐 불러 봐
그리움은 두려움조차 이길 거야
그럼 어느새
그리움은 딱딱한 굳은살이 되어
찢어진 상처마저 낫게 할 거야
시간이 흘러도
도저히 그리움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내가 보낸 편지를 읽고 또 읽어 봐
종이에 묻은 채취가
잉크에 묻은 나의 절절한 그리움이
바람을 타고 전해질 거야
어때
열은 내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