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우리는 한옥 DNA를 가지고있다

금강송도 좋지만 활엽수도 좋아요

by 연오랑


경주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 중에 ‘고즈넉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다른 도시와 비교해 콘크리트 고층건물이 비교적 적고 한옥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내면으로 파고들면 경주의 한옥들은 대부분 ‘짝퉁 한옥’이 많다. 한옥이면 한옥이지 짝퉁 한옥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을 이도 많겠지만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1970년대 정부와 경주시는 경주를 세계적인 관광도시, 한국의 멋이 물씬 풍기는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산물 중의 하나는 보문단지이며 또 다른 하나는 ‘짝퉁 한옥‘이라 할 수 있다.(물론 ’ 짝퉁 한옥‘이라는 단어는 필자가 만들어 낸 단어이다)

그럼 도대체 짝퉁 한옥은 무엇을 말하는 가? 한마디로 짝퉁 한옥은 지붕만 기와이며 서까래와 기둥 벽면 등은 콘크리트 구조로 된 한옥을 말한다. 지금 경주에는 이런 형태로 지어진 한옥들이 즐비하다. 일반 가정집은 물론 관공서, 공공건물 등도 이 같은 구조로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필자는 30여년 전 기자로 처음으로 경주에 발령받아 일하면서부터 ‘짝퉁 한옥’의 문제점과 부질없음을 강조하는 글을 여러 번 쓴 적이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0년대에 들어서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전통한옥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이를 장려하기 위한 장려책을 마련 시행에 나서고 있다.

한 예로 경상북도는 ‘경북도 한옥 진흥 조례’를 제정해 한옥 신축시 총공사비의 2분의 1 범위에서 최고 4천만 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이는 한옥이 미래의 관광자원이며 경상북도의 정체성을 지키는 대표적인 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북도의 한옥은 8만 9천800채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 중에서 경주가 1만 391채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안동 9천138채, 포항 6천800채, 영천 6천678채, 예천 5천124채 등의 순이다.
경상북도의 조례에 따라 지원받는 한옥은 전통한옥에 근접한 한옥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한옥의 모습을 갖추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보조금을 주는 한옥은 심의단계에서부터 설계도와 건축계획서 등을 검토해 짝퉁 한옥은 가려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관광의 트렌드는 단체관광보다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개별관광으로 변모하고 있다. 바로 이 전통한옥이 이 같은 개별관광과 딱 맞아떨어지는 숙박 형태이다. 관광도 하고 전통문화도 체험하고 그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그 나라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느껴 보는 것이다.

우리 전통 한옥은 그 지역의 자연환경, 특히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고 겨울철의 일조량이 풍부한 남녘과 찬바람이 강하고 일조량이 적은 북녘의 구조가 다르다. 물론 지체가 높은 고관대작들의 집은 안채, 사랑채, 문간방 등 건물 동수도 여러 동으로 구성돼 있다. 사찰의 경우에도 궁궐 양식을 상당 부분 따르고 있으나 그곳에는 탑과 탱화 등 부수적인 요인도 많이 따른다. 또한 필자가 다년간 경주지역의 궁궐과 사찰 등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신라시대 궁궐이나 사찰, 금택 등에 사용된 나무는 소나무뿐만 아니라 오동나무

참나무 등 활엽수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필자는 경주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신라궁궐 복원에도 소나무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진작부터 펼친 바 있다. 집을 짓는데 소요되는 목재는 그 지역 인근에서 나는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고 신라시대의 경우 숲의 천이 과정상 경주지역의 경우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옥을 짓는다며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싼 금강송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국산목재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연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국산목재를 이용한 한옥이 점점 늘어났으면 좋겠다. 그래야 천년고도라는 이미지를 지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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