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삶과 감동이 녹아 있는 단막극에 채널을 맞추자
난 연속극보다 단막극이 좋다. 매일 그 시간에 TV 앞에 있어야 하는 일이 싫고 연속극 극작가의 의중에 내가 갇히는 것이 싫다. 내가 주도적으로 상상하고 결정하면 될 일을 작가가 의도한 대로 수긍하고 흥분하고 눈물 흘려야 하는 일이 싫다.
더 솔직히 말하면 작가가 오로지 시청률을 높이려 판에서 찍어 낸 듯한 표현이 싫다.
작가는 자신의 편협된 인생관, 연애관, 생활관을 기승전결로 나누고 시청자를 단세포 동물로 취급하며 따라오라고 강요하는 꼴이 싫다.
아직 1/100도 안 되는 장면을 찍어 놓고 시청률 타령하는 조급함이 싫고 알맹이는 없고 겉만 뻔지르르한 상업성이 싫다.
또 연속극에 나오는 연예인이 싫기는 마찬가지다. 꾸며야 하고 벗어야 하고 울어야 하고 느닷없이 증오해야 하는 연기가 싫다. 진솔한 삶 보다 더 한 연기가 없는데 마치 자신이 펼치고 있는 연기가 진실인양 포장해 내는 가식이 싫다. 지식과 지혜가 재산이 아니라 몸이 재산인, 자신의 처지를 모르고 나대는 꼴이 싫다. 더구나 그 가식을 밑천 삼아 조금 나아진 경제적 여유로, 조금 부드러워진 표정을 무기 삼아 정치에 나서려는 몰염치한 연예인이 싫다.
물론 정치인이나 연예인이나 인기를 숙주 삼는 것을 같다 하더라도 분수를 모르고 국민 앞에 나서려는 꼴이 우습다.
어차피 속고 속이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인기와 지지, 성원을 구분 못하는 것은 곤란하다.
정치인과 연예인의 경계가 모호하게 된 현실도 우스꽝스럽다.
이런 모든 면에서 기승전결로 나눠 거짓된 상황을 가정하는 연속극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삶이 솔직하게 표현된 단막극이 오히려 더 좋다.
가끔씩 인기를 염두에 두고 내뱉는 언사도 우습다.
건전한 가정을 두고 불륜을 조장하고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 말하는 발상도 우습다. 도덕적 가치를 지키고 존중하려는 인간은 시대착오적인 사람으로 묘사하고 곧은길로 가려는 사람을 모자라는 사람으로 묘사하는 상황이 우습고 그것을 절대가치로 믿게 하려는 의도가 우습다.
튀어야 산다는 절박함을 이상적인 가치인양 포장해 내는 사이비 언사는 정상적인 사회를, 인류를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
성스러운 부부간의 섹스를 두고 “가족끼리는 하는 것이 아니야 ‘라고 선동하고 외도를 미화, 조장하는 대사들은 상업주의와 얄팍한 지식이 결탁해 생산한 산물이라 생각하면 스글프기까지 하다.
양식 있는 자들의 목소리를 기대한다. 상업주의적 발상은 한데 묶어 전문채널로 독립시키고 귀중한 자산인 전파는 온전히 양식 있는 자들에게 남겨둬야 한다.
연속극이 좋은 사람들에게 배가 터지도록 연속극이라는 마약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바보상자에서 정보와 지식의 창고로 변모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연속극보다 진솔한 삶과 감동이 녹아 있는 단막극에 채널을 맞추자! 단막극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