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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감미 Aug 25. 2021

무력감을 제어하는 방법

뉴스아님 네번째 | 쏟아지는 뉴스들 앞에 더는 주저앉고 싶지 않다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즈음, 이불을 주섬주섬 피고 누워서 여느 때와 같이 폰을 보다가 jtbc에서 <"당신들이 찾는 고양이 죽다" 계속된 쪽지...급증하는 '잔혹 학대'>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게 되었다. 길고양이들을 폭행하고 무참히 살해하면서 이에 대한 동네 주민들의 연민과 충격을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였다. 무기력감. 아주 예전에 언론인을 꿈꾸다가 영화 <호텔 르완다>를 본 뒤 밀려왔던 그 감정이 다시금 푹- 하고 가슴에 꽂혀 흘러내렸다. 갑자기 계속 계속 눈물이 났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미래에 무엇이 된들 이런 사이코패스같은 사람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에게 형벌을 내리는 것도 결국, 범죄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미래를 보고 얼른 달려가 막아서지 않는 이상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저서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서 무력감의 대상 중에서도 인간이 대상인 경우를 이야기하며, "(무력감에는) 자신은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확신이 존재한다. 다른 사람들을 통제할 수도 없고, 그들이 자신이 바라는 일을 하게끔 만들 수도 없다."라고 말한다. 같은 인간으로서 누군가를 통제하고 변화시킬 방법도, 당위도 존재하지 않지만 잔혹한 범죄를 비롯한 세상의 불행을 최소화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인간에 의해 벌어진 위 뉴스와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내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확신'으로 인해, 그래서 내가 이러한 범죄가 급증하는 사회를 바꿔낼 수 없다는 확신으로 또 다시 무력감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일상에서 갑자기 생겨난 무력감은 생각보다 긴 시간동안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 지금하고 있는 공부 전체가 의미없게 느껴지고,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시간을 보내버리고,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 잊지 않으면 어쩔건데 하는 마음, 잊혀지지 않으니 짜증나고 복잡한 마음이 뒤엉켜 자꾸만 넋이 나가버린다. 그래서 나에게 이 무력감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항시 도사리고 있는 마음이자, 무심코 들어올 때 일상을 무너뜨리는 마음이기에 철저한 대응책이 필요한 것이다.


#뉴스아님 #20210322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무력감이 들 때, 이를 제어하는 방법>


1. 점진적인 변화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음을 인식한다.


보통 이런 종류의 무력감이 들 때면, 내가 꿈꿨던 직업들이 죄다 의미없는 일로 여겨질 때가 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언론인이고, 법조인이고 모두가 작은 고양이 한 마리조차 지키지 못하는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세상에 의미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긴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은 성장해왔고, 어떠한 폭력과 살인도 용인되지 않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이는 모든 사람들의 작은 이타적인 마음과 각자의 방식으로 행한 마음의 실천들이 모여 이루어낸 것이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의미없는 움직임은 없다.



2. 계속해서 소리내기로 한다.


글은 느리다. 하지만 오래 남는다. 휘발성이 적은 특징을 가진 글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축적시키면서 희망의 총량을 늘리는 것이다. 고양이를 살해하는 것도 모자라 유튜브나 익명 채팅방을 통해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범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죽은 것도 모자라 이미지로 전시되는 것이다. 욕을 한바가지 하고 싶지만 이는 어떤 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한다. 100가지 안 될 이유들 중에서 1가지 될 이유를 찾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 한 가지라도 이유를 찾고 행하는 것은 작은 변화를 가져오고, 희망찬 결과를 가져올 디딤돌이 된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차라리 아주 작은 일말의 희망이라도 갖고 아주 약간의 변화라도 일으키기 위해 대차게 꿈틀거리는 게 낫지 않을까. 그렇기에 끊임없이 희망을 갖고, 기록하고, 공유하기로 한다.



3.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일들을 실천한다.


아직까지도 원래 나쁘게 태어난 사람은 없다고 믿고 싶다. 세상이 이들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에 불행한 일을 벌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풋이 나쁜 것들 뿐인데, 아웃풋이 좋은 일이 될 수가 있으랴. 그래서 작은 일이더라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을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의 총량, 행복의 비율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여지는 것 말고 진짜 좋은 일들 말이다. 누군가에게 친절한 말을 건네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희망과 자신감을 전파하고, 쓸데없는 낭비를 줄이며 나눔을 실천하고,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한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일. 쉽진 않겠지만 조금씩 실천하다보면 습관이 되고, 자연스럽게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바꿔나가는 일의 일부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속 다짐하고, 그 다짐을 곱씹어도 언제 어디서든지 또 다시 무기력감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기록은 중요하다. 한번쯤 무기력감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낸 일을 이렇게 기록하면 미래의 나, 혹은 누군가가 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좌절하고 싶지 않다. 좌절감에 빠져있고 싶지 않다. 그래서 계속해서 일어날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보려고 한다.



*추천웹툰

- 플랫다이어리 (네이버 완결 웹툰, 매일 하나씩 무료로 풀림)

: 친구가 추천해준 웹툰인데 정말 재밌게 잘 보고 있다. 이 중에서도 <8화 봉분이 없는 무덤>을 본 글과 관련된 회차로 추천한다. 우린 어떤 땅을 밟고 살아가고 있을까.



#뉴스아님 #20210322

#뉴스아님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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