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국가)는 어떻게 와해되는가?

by 녹연

┃변화 & 정반합┃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이 항상 변한다는 사실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세상 만물은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유동적인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조직(국가)도 마찬가지로 생명처럼 태어나고 자라며, 뜨겁게 타오르다 결국은 저물어 갑니다.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변화를 거부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공포와 불안정, 위협적인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회피하며 최대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조직(국가)도 이와 같은 생명의 속성과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태동기에는 조직(국가)의 안정보다 ‘성장’과 ‘발전’이 더 유리하므로 리더와 구성원들이 안정보다는 변화된 불안정한 상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그들만의 목표달성을 통해 새로운 안정을 만들기 위한 순수한 열정이 넘쳐납니다. 서로를 신뢰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붓습니다. 그때의 조직(국가)은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물과 같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고, 조직(국가)에 안정감이 생기면서 강물의 유속이 느려질 때 시작됩니다. 조직내부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서히 사람과 관련된 ‘엔트로피’가 쌓이면서 조직(국가)의 생명력을 갉아먹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싹트는 엔트로피 - 권위주의가 부르는 동맥경화┃

조직(국가) 내부에 쌓이는 가장 첫 번째 엔트로피는 권위주의가 싹트는 것입니다. 조직(국가)이 안정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리더와 리더그룹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인정받기를 원하며 부하 직원에게 일방적인 복종을 강요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쓸데없는말 하지 말고” 등으로 시작하는 대화는 소통이 아니라 불통의 선언이며, 소통구조를 막고 원활한 의사소통에 동맥경화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구성원들의 창의성이 가장 먼저 고사합니다.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직원들은 마음의 문을 닫고 소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게 되며,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는 무력감이 조직(국가) 전체에 서서히 스며듭니다.

구성원들은 기계적으로 일하며 무사안일한 내부문화가 조직내에 독버섯처럼 퍼지고, 해봐야 소용없다는 패배의식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리더와 구성원간 의사소통의 단절과 왜곡은 문제가 생기면 “그것 봐라”라며 서로를 탓하며 비난하는 상황으로 연결됩니다. 조직원들은 뭉치기 보다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리더는 고립되며,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는 각색되거나 윤색되어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져 조직(국가)을 벼랑 끝으로 내몹니다.

두 번째, 엔트로피는 이기주의와 기회주의자들의 득세입니다. 조직(국가)이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공동체의 이익이나 목표보다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지배층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기주의자와 기회주의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료의 노력을 가로채거나, 자신의 성과를 부풀리며 아부와 아첨도 서슴지 않으며 공동체의 규칙도 밥먹듯이 무시합니다.

이들이 중용되기 시작하면서 조직(국가) 내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며,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만 바보다”, “그것도 능력이다” 는 왜곡된 문화가 자리잡게 됩니다.

마침내, 소통과 협력은 사라지고 조직(국가)에 대한 충성은 약해지며, 각자도생의 길만 남습니다.




┃누적되는 엔트로피 – 이기주의와 기회주의의 득세┃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비극적인 지점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의 상층부에 이러한 권위주의와 이기주의, 기회주의로 무장한 사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조직(국가)이 안정되면, 공동의 적이나 위협요인이 없어지므로 공공선보다 개인의 안위와 권력, 재산, 명예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며, 이들은 또 이것을 인정하고 유지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또 다른 이기주의자와 기회주의자들을 자신의 하부구조로 편입시킵니다. 그들은 그렇게 권위라는 성벽을 높이 쌓아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합니다. 반면, 조직(국가) 자체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열정적인 사람들은 권위와 이기, 기회주의의 성벽에 가로막히거나 배척당하며 때로는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결국 조직의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지배계층에는 개인의 영달만을 꾀하는 이들이 퇴적물처럼 쌓이고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준비하지 못해 쇠퇴의 시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변화된 시기에 맞게 아무리 다시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으려고 해도 갑론을박만 있을 뿐, 새로운 해법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인재들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능력있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네가 해라’라는 냉소주의만 가득합니다.




┃주기적 엔트로피 청산 – 리더의 숙명┃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속한 조직(국가)이 엔트로피의 파도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해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조직(국가)내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권위주의와 이기주의 및 기회주의를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며, 다음으로 엔트로피가 새롭게 쌓이지 않게 노력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리더의 강력한 의지와 통찰을 통해 변화된 시대에 맞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조직(국가)의 상층부에 켜켜이 쌓인 권위주의자와 이기주의자, 기회주의자들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일정기간 동안 엄격한 필터링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조직(국가)내에 자연스럽게 수평적인 소통 문화가 싹트며 창의와 열정을 가진 순수한 인재들이 다시 가득해 지며, 이들로 인해 다시금 건강성을 회복할겁니다.

따라서, 리더는 항상 조직(국가)내 권위와 이기적 기회주의라는 엔트로피가 쌓이고 있는 않는지 늘 경계해야만 하는 숙명을 부여받은 사람임을 이해해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람으로 인한 엔트로피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리더가 조직(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열쇠가 되는 이유입니다.

리더인 당신의 조직(국가)내에는 사람으로 인한 엔트로피가 얼마나 됩니까?

소통과 창의성으로 무장한 인재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나요?


무너져가는 조직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리더인 당신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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