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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Oct 03. 2021

[교행일기] #67. 공시 초장수생의 교행 생존기

공시 초장수생의 교행 생존기


후배가 하나가 들어왔다고 했다. 연이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50 중반. 연금은  받겠다는 얘기를 하다가도 적응은 잘할  있을지 얘기가 더 집중이 되었. 그들에게는 나이 많은 후배가 신규로 들어오는 것에 신기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신규로 들어와 적응을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었다.


그 얘기를 듣고 있던 연이는 2015년 연수원의 강의 중 교육감을 초청해서 듣는 교육으로 잠시 소환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사라진 동기 K도 의원면직을 했던 동기 S도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몸이 망가져 의원면직의 코너로 몰린 동기 B도 모두 있었다. 그들의 옆자리에 연이가 있었다. 강당은 300석이 넘는 인원이 꽉 메울 수 있는 아주 커다란 강당이었다. 천정부터 내려온 커튼 틈 사이로 살짝살짝씩 햇살이 비추며 먼지가 햇살을 따라 하나하나 자유이동을 하며 움직임이 보였다 안 보였다를 반복을 하고 있었다. 정면으로 햇빛이 비치는 자리에 앉은 동기 누군가가 그 기다란 커튼을 움직여 어둠을 불러왔다. 그 사이 실내조명이 하나 둘 켜지고 있었다.


면접을 같이 준비한 동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자신들만의 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던 찰나 교육을 준비한 연수원 직원이 무대 위로 잠시 올라와 마이크를 점검하고 간단히 교육 순서를 브리핑해줬다. 그중에서 교육감이 잠시 시간을 내어 방문 후 10분에서 15분 정도의 교육생들을 위한 격려사를 해준다고 했다.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에 관한 교육내용이 강사의 입을 통해 마이크로 퍼졌다. 수많은 좋은 책에서 나올 법한 뻔한 내용의 강의였지만, 강사의 입담과 버무려져 새롭게 재탄생하여 귀에 쏙쏙 박혔다. 잠시 교육생 뒤편에 있는 연수원 직원의 사인에 강사는 교육감을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교육감은 무대에 오르더니 간단히 목례를 하고는 친근한 말투로 얼어붙은 교육생들의 마음을 녹이려 했다. 교육청의 제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과 가장 낮은 계급에 있는 이제 공무원의 첫발을 내딛는 9 공무원의 자리의 틈의 차이는 교육감의 나이와 9 공무원의 전반적인 나이와의 차이 이상만큼 벌어져 있었다.


10분 정도의 시간에 교육감은 과연 어떤 이야기로 신규 공무원들의 마음에 이야기를 전할까 연이는 무척 궁금했다. 몇 분간에는 신규공무원에게 격려를 해주는 말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 기억이 나는 말이 있다.


"옆에 있는 동기들을 한 번 보세요. 그리고 뒤에 있는 동기까지. 이 중에서 10년 이내도 이 공무원을 나가는 동기는 반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정년퇴직까지 남아있는 동기는 10%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의원면직을 하겠지만, 안타까운 현실을 얘기하면서 동기끼리 서로 위하며 힘내서 일했으면 하는 바람을 말을 하면서 격려사는 끝났다.


50 후반에 들어온 후배는 명절을 전후하여 아주 짧은 공무원 생활을 끝냈다고 했다. 그렇게 연이가 들어왔을 나이보다  늦게 들어온 후배였지만, 결국 5 이상 생존한 최후의 1은 연이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나갈  알았다는 사람들의 말에 연이가  이리 씁쓸한입안에 쓴내는 한동안 가시질 않았. 연이가 처음 들어왔을 때도 그러지 않았을까? 마음이 편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연이는 아직 살아남아 있다.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소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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