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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Sep 28. 2021

[교행일기] #66. 새로움, 그리고 기회

새로움, 그리고 기회


12월 말 인사발령이 뜨고 연이는 작년 3월 20일 경 회계 말처럼 일을 해야 한다는 걸 듣고는 실장님에게 결재받은 것들과 결재받지 않은 것들을 모두 분리한 후 두 개의 서류 맨 앞 장에 ‘결재 O, 처리 X’, ‘결재 필수’를 적은 포스트잇을 붙이고는 더블 클립으로 집었다.


인사발령이 뜨고 며칠 지나지 않아 새로운 실장님이 OO초등학교로 인사 겸 인수인계를 받으러 오셨다. 어떤 분일지 걱정은 되었지만, 여전히 실장님이 바뀐다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에 더 열을 올리고 있었다.


타 교육지원청을 거쳐 오신 실장님은 2017년을 시작하면서 맞이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카리스마 있고 무게 있게 인사를 건넸다. 행정실의 적막은 타자 치는 소리와 마우스 딸깍하는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1~2시간이 지나고 약간 숨이 막히려던 찰나 새로운 진이 실장님이 말을 꺼냈다.


“더는 못하겠다. 난 말이야. 이런 적막한 분위기 정말 싫거든. 라디오 틀어야겠어. 그리고 이놈의 카리스마 해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나랑은 안 맞네. 호호호’


그렇게 새로운 진이 실장님은 자신의 정체를 우리에게 드러냈다. 솔이 주무관님과 연이는 서로 번갈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같은 공감파가 왔다는 사실에 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이 실장님은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셨다. 연이는 대화를 통해 현재 학교 돌아가는 사정을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었고, 그런 실장님을 통해 교행 업무의 스킬들을 많이 습득할 수 있었다. 모르는 부분이 많은 연이에게는 소크라테스의 제자들과 대화법을 통해 철학의 깊이를 전수한 것처럼 실장님의 대화법을 통해 교행의 스킬과 노하우를 알 수 있었다.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소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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