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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Oct 25. 2021

[교행일기] #75. 테이블로 잠시

몇 달 아무 일 없이 지나갔던 급여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안 것은 7월 급여하면서부터였다. 40여 명가량의 교원 중 6명이 휴직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매월 1일 자로 휴직에 들어가면 나이스가 알아서 날짜를 조정하고 교감 선생님이 인사를 반영해주면 나름 똑똑하게 육아휴직수당을 계산해주었다. 하지만, 월 중간에 휴직에 들어가면 인사혁신처 예규에 나와 있는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의 육아휴직수당 지침에 따라 상한 기준액을 살펴 그중 85퍼센트만 지급하는데 월 중간에 들어간 것이라 이것을 또 일할 계산해야 한다.


월 중간에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육아휴직수당을 주는 1년 동안 쭉 이렇게 일할 계산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육아휴직에 들어간 첫 달과 마지막 달에 일할계산을 해야 했다. 지침을 보고 계산기 두들기며 나름의 급여변동내역을 작성했다.


5년 전 휴직자 급여변동내역 작성 일부

7월에는 이런 육아휴직자 말고도 6월 급여 작업 이후에 병가에 들어간 부장의 교원연구비와 교직수당(가산금2)를 환수하고 임시 부장을 맡은 분의 수당을 추가 지급하는 건도 있었으며 교원연구비를 계산하다 보니 6월 중간에 복직한 교사의 교원연구비 미지급분도 있었다. 연이는 급여변동내역의 비고가 산출내역이 저렇게 자세히 들어가게 된 계기도 실장님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해당 선생님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기 시작했다.


모두 작성을 하고 출력해서 결재판에 넣고는 실장님에게 다가섰다.


"실장님~~~ 테이블로 잠시만 와 주시겠어요? 설명을 드릴 게 있습니다."


그렇게 행정실 중앙에 있는 테이블은 연이의 프레젠테이션 장이 되었고, 월마다 거의 매번 실장님에게 설명을 해드렸다. 급여결재를 맡으면서 해도 되지만, 실장님이 묻기 전에 미리 설명을 해놓으면 나중에 급여 결재를 할 때 이미 설명을 받은 사실이라 눈으로 체크만 하고 빠르게 결재를 할 수 있어서 실장님에게도 좋았고, 연이가 설명을 하면서 실장님이 제기한 보충할 부분이 있다면 급여자료를 준비하면서 빠지는 부분도 챙길 수 있어서 연이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어제 한 일도 기억이 안 나는데, 감사받을 때는 몇 년 전의 일을 물어보니 당연히 기억이 나나."

실장님의 저 한 마디로 시작된 것이지만, 연이가 생각해도 감사받을 4년 후는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4년 전의 연이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최대한 자세히 적어놓아 누구나 봐도 알 수 있고 계산할 수 있는 급여변동내역을 작성하기로 했다.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든 것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교행, #교육행정직, #교행일기, #학교, #직장생활, #연이, #따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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