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
연이가 뭔가 실수했을 때 혼잣말처럼 내뱉는 말이다.
"오잉"
이 말은 연이가 뭔가 신기한 일이나 어이가 없는 일이 맞닥뜨릴 때 내는 소리다.
연이는 자신의 상황을 자신에게도 인지시키기 위해 나름의 혼잣말과 추임새를 넣어가며 일을 한다. 그게 다른 사람에게는 신기할 수도 아니면 유아틱 할 수도 있지만, 몇 개의 의성어와 의태어로 입 밖으로 내뱉으면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나름의 방법이다.
무거운 행정실 분위기를 조금 반전시키고자 연이만의 노력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았던 분들도 연이의 추임새에 익숙해질 무렵, 연이보다 더 많은 추임새를 가지고 있는 방실이 주무관님이 왔다.
방실이 주무관님에게 관내 여비에 대해 물을 일이 있었는데, 아주 쉽게 알려줬다.
"괜찮아 괜찮아, 출장여비는 만 원 2만 원이니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아주 기본적인 것을 기초로 하여 초석으로 삼아 기둥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방실이 주무관님은 개념을 꿰뚫은 말을 추임새를 넣어가며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을 해준 것이라 생각이 든다. 아직도 관내 여비 작업을 하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4시간 이내는 1만 원, 4시간 이상은 2만 원으로 계산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줄 수는 없다. 목이 마른 말을 강까지만 끌어다 줄 수 있지 물까지 입에 넣고 삼키라고 말을 해줄 수는 없다. 그것은 본인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연이는 행정실에서 '아코, 오잉'을 살짝 들릴 듯 말 듯 말을 하고 짜증이 나는 일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우띠'를 속으로 되새기며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실수 한 번 안 하거나 자신의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지는 않는다. 그럴 때마다 우울함이 극도에 빠져 시무룩하게 있거나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화를 버럭 내면서 일을 한다면 혼자만 일하는 곳이 아닌 행정실은 폭발 직전이 아니라 폭발을 했어도 수천 번 했을 것이다.
오늘도 연이는 '아오우'를 외친다. 아코, 오잉, 우띠.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든 것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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