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민, 마음의 한기
약해빠진 연이, 쫄보 연이, 나약한 연이.
연이의 이면에는 이들이 있다. 고민이 몰려와 뭔가 많은 생각이 드는 시기가 되면 이들이 연이를 괴롭힌다. 고민은 끝없는 꼬리를 무는 습성을 지닌 어둠의 빛깔을 내는 것이라 쉽사리 고민의 수렁에서 나오지 못한다. 고민의 늪에 빠진 연이는 생각에 잠겼다.
하루 종일 힘도 없고, 먹지도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한 하루가 지났다. 고민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잠도 못 자고 피폐해진 연이의 마음과 몸은 점점 고민의 늪속에 가라앉고 있었다.
누군가 부르고 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눈도 뜰 수 없이 연이가 없어지려 할 때 누군가 연이를 부르고 있다. 부르는 쪽으로 고개를 겨우 돌려 정신을 차려보려고 한다. 아무도 없다. 누군가 부를 리가 없는 적막한 방에서 연이 혼자 침대에 누워있는데, 그럴 리가 없다.
마음의 고민이 마음속으로 한기를 불어넣었다. 고민의 늪에 빠진 마음은 한기로 점점 몸이 굳기 시작했다.
"연이야!"
누군가 부른 게 맞다. 벽에 붙은 하나의 쪽지가 연이의 시야에 들어왔다.
가장 처절하게
가장 외롭게 하지만,
가장 뜨겁게
그렇게 마지막 공부를 하자.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2016년 연이가 현재의 연이에게 물었다.
"미래의 연이야. 힘들어?"
"응. 그냥 힘이 빠지네."
"그래? 열심히 달렸나 보네.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렸으면 조금 멈춰서 쉬어도 돼."
"그럴까?"
"근데, 미래의 연이야. 네가 힘들다니 조금은 실망스럽네. 시간이 지나 미래의 연이가 되는 건데, 힘들어진다고 생각하면 과거의 연이가 미래의 연이를 만나고 싶을까? 네가 필요한 게 지금 나에게 있다면 찾아봐."
"열정"
미래의 연이는 과거의 연이에게 한 단어로 응축해서 말을 했다.
"열정? 그거라면 이미 너에게 있는 걸."
과거의 연이는 쪽지로 사라졌다. 마음속 가장 뜨거운 열정이 일렁인다.
슬럼프에 빠진 연이가 고민의 늪으로 밀어버린 자신을 스스로 벗어나고 있다.
누구나 고민이 많아지고 해결책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일 때가 있다. 그런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까? 그런 상황만 벗어나려 더 아등바등하고 있다면 늪속으로 가라앉는 것은 시간문제일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마음의 고민으로 마음의 한기가 온다면 자신이 처음 여기에 왔을 때를 꼭 기억하자. 그 첫 마음을 마음 한 가득 일렁여보자. 가슴 가득 그 첫 마음의 열정을 품어보자.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든 것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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