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03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교행 꼬꼬마 가이드북"의 저자 연이입니다.
마나(Mana): (우주의) 초자연적·신비적인 힘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연이는 초임지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으면서 아주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학교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차로는 짧은 거리이지만, 걸어서 간다고 하면 5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나온 연이는 걷게 됩니다. 무작정 걸었던 시간은 40분, 집 근처까지 걸어온 거죠.
또 하나 예를 들면, 연이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알게 될 거예요.
오늘 엄청 바빴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딱히 자신이 한 일을 적을 수 없는 날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말입니다. 손 하나 까닥하기 싫은 피곤이 덕지덕지 붙은 날이란 말이죠.
왜 그럴까? 연이는 궁금합니다.
이것에 대한 얘기를 시작합니다.
교행, 신규의 마나 방전의 비밀
'체력'이 아닌 '마음'
1. 나만 이러나 하는 '외톨이 마음'
뭔가 일을 해도 나만 이럴까?
메신저에 들어와 있는 다른 동기들의 대화를 보면 참 베테랑 같습니다.
A: 다들 보수총액신고 했어요?
B: 그거 나우리회 솜다리님이 올린 거 보고 했는데, 다들 했지요?
C: 저도 그거 보고 겨우 했어요.
연이는 그 대화를 보지 못했다. 나중에 봤다. 그리고 했어도 제대로 하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에서 수차례 전화를 받고 욕을 먹어가며 또 하고 다시 하고 했다. 이리 어려울 줄이야. 나만 이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드니, 눈물이 돌았다. 그렇게 하루 동안 한 일은 보수총액과의 씨름이 아니라 외톨이가 된 연이 자신의 마음과의 다툼이었다. 다툼의 대상이 자신이다 보니 필패였다.
2. 열심히 했어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의심투성이 마음'
연이는 연말정산을 하고 보수총액신고까지 마쳤지만, 느낌이 쎄했어요. 이 느낌은 알 수 없지만, 한 발만 더 가면 낭떠러지인데, 그 깊이가 너무 깊어 어둠이 깔린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 보이지 않아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그 느낌입니다.
4월 보험료 납부를 보기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고용산재포털에 들어간 연이는 눈만 끔벅끔벅합니다.(내가 보고 있는 저 숫자가 뭐지? 왜 이리 큰 거야? 이상타) 뭔가 잘못된 것임을 직감한 연이는 등에서 식은땀이 제대로 납니다. 이제까지의 실수를 모두 합쳐도 이것만큼은 아닐지도 모를 초대형사고를 친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요?
교장선생님 4월 급여명세서를 보고 건강보험EDI 내역을 보고는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정산보험료를 넣지 않았어요. 당연히 알지 못했거든요. 3월 31일까지 건강보험EDI에 연말정산을 하고 보수총액신고를 하면 그에 대한 1년 치 정산보험료가 재산정이 되어서 나온다는 사실을 누구도 알려주지 않으니 당연히 모를 수밖에요. 허탈합니다.
3. 최선을 다해도 이루지 못하는 '짝사랑 마음'
연이는 나름의 최선을 다했는데, 실장님이나 다른 주무관님의 기대는커녕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폐만 끼치는 꼴이 되어버렸으니 어찌하면 좋을지 난감합니다. 해결방법을 찾아 전임자에게 조언을 구하고 나우리회에 도움이 될까 검색을 해봅니다. 역시나 나만 이러나 하는 생각이 의심투성이 마음에 겹쳐 밀려옵니다.
이번에는 실장님에게 급여를 다하고 자신 있게 내보이고 싶었던 마음은 저 멀리 가버렸습니다. 급여도 서투른데, 건강보험정산료와 고용산재보험정산료까지 모두 전화해서 따로 받아야 할 판이니 이를 어쩔까 싶습니다. 그래도 사고를 쳤으니 그건 각오해야겠지요. 실장님에게 보고 하고 자리에 앉습니다. 열심히 전화를 돌리며 상황을 설명하고 문자메시지로 일일이 입금계좌와 정산보험료를 찍어 보내 줍니다. 어찌어찌 5월 10일에 4월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게 되었지만, 수십 명의 사람들이 저 하나 때문에 안 해도 될 일을 하게 했네요.
마나가 방전이 되었습니다.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지도 모를.....
※ '체력'이 아닌 '마음에너지'
실제 연이가 신규 때 경험한 일이기에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등에서 땀이 흐릅니다. 나 때는 말이야를 말하고 싶어서 꺼낸 이야기나 주제가 아니라 분명 체력은 남아 있는데, 움직일 수 없는 경험은 누구나 하게 될 거예요. 그 이유가 뭘까 참으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다름 아닌 '마음'에 문제죠. '마음먹기 달려 있다'는 말이 괜히 있을까 싶어요. 알기는 알지만, 그 마음먹기가 가장 힘들죠. 연이는 '마음'에는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에너지는 하룻밤 자면 조금씩 차지만, 사용양이 들쑥날쑥할 수 있고,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바로 마음에너지가 고갈이 되어 방전이 되면 채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하지만 말이죠. 다른 것도 있어요. 휴대폰 배터리는 일정한 속도로 채워지지만, 마음에너지는 한순간에 풀충전도 되고 한순간에 급속 방전도 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 이 마음에너지가 방전이 되면 진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번아웃이 됩니다.
마음에너지를 컨트롤하는 게 신규에게는 가장 큰 숙제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혹시 오늘 손 하나 까딱 하기 싫은 하루였나요?
그렇다면 마음 에너지가 고갈되어 바닥을 보이고 방전되기 일보 직전이겠네요. 빨리 충전을 해주세요.
※ 신규 급여담당자 필수확인사항
3월 31일까지 연말정산 보수총액신고에 따른 건강보험정산료 및 고용산재보험정산료 필히 확인 바람.(이것은 권고가 아니라 '필수'라는 사실을 명심하셔요. 저처럼 의원면직까지 생각할 정도로 곤란한 지경을 만들지 말고요. 연이가 꼭 부탁드립니다. 확인하셔요.)
ABOUT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들로 인해 마음이 다쳐 괴로워합니다. 교행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어 합격 후 자신만 그러한가 생각하며 방황을 많이 합니다. 교행 꼬꼬마를 위한 멘탈트레이닝은 사례를 통해 대처방법을 제시하여 멘탈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으로 멘탈 강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행 신규분들, 교행직을 고민하는 공시생, 그리고 일반인에게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