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04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교행 꼬꼬마 가이드북"의 저자 연이입니다.
짧게는 1년부터 길게는 5년 이상을 공부를 하고 어렵게 교행직에 합격해 좋아할 겨를도 없이 전쟁터에 입성을 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 일반 회사에 들어갔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난히 공무원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때문인지, 조금 느긋하게 일을 하는 줄 알고 왔을 것이기에 충격을 배가 될 줄 압니다. 특히 교행직은 짧은 근무시간 탓에 더욱 그 일에 대한 강도는 겨울철 살을 에는 차가운 공기가 바람에 따라 느끼는 추위와 비견될 만합니다.
새로운 장소도 낯설고, 새로운 업무도 더디기만 한데, 물어볼 데가 마땅치 않습니다. 교행 꼬꼬마 연이도 그랬습니다.
https://brunch.co.kr/@a04cfbf5a6fc4d0/261
신규가 가져야 할 마인드가 웃음, 적극성, 용기라고 했지요. 학교 역시 경력자가 오길 기대를 합니다. 그건 신규가 처음부터 1인분의 역할을 다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신규를 대하는 유형이 가지각색입니다.
교행, 신규를 대하는 유형 3가지
'스파르타형', '콜센터형', '자상한 햇살형'
1. 눈물 쏙 콧물 뚝, 혹독하게 가르쳐주는 '스파르타형'
신규들이 만나기 싫은 유형일지 모릅니다. 하는 것마다 실수투성이인 신규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는 사람을 대하기는 정말 싫으니까요. 일을 할 때마다 떨리고, 일을 완성하고서도 떨리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언제쯤 일을 고수가 되어서 '좀 뭐라고 안 했으면' 하나 생각할 거예요.
이럴 때 모르면 배우고 익히고 적극성을 가지고 용기를 가지라고 말한 거예요.
스파르타형이 꼭 신규에게 단점만 있는 게 아니니 다음 이야기를 들어볼래요?
학교 행정실은 일의 90퍼센트 이상이 회계와 관련된 업무를 다루고 있어요. 기록물이나 민원 같은 회계와 관련이 없는 업무도 있지만, 예산, 학운위, 지출, 급여, 세입, 수익자 지출, 세입세출외 등 열거한 모든 부분이 회계와 관련이 있어요. 학운위가 무슨 회계와 관련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분 있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에 예산 관련 조정을 국회가 있다면 학교에는 그 역할을 학운위가 합니다. 그러니 회계와 연관이 있지요.
이런 업무를 해야 하는데, 학교 행정실 삼석으로 신규발령 받은 교행 꼬꼬마가 실수가 잦다면 한두 번은 이해하고 넘어가겠지만, 그 신규가 하는 업무의 신뢰도는 계속 날개 잃은 새처럼 추락할 거예요. 그래서 혹독하게 실수하지 말도록 가르치는 것일 테니까 업무가 익숙해질 때까지 참고 견디며 하루라도 빨리 1인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공시생 때 공부한 양이 방바닥부터 천정까지 기본서, 문제집, 각종 자료들로 쌓았다면 그것의 10분의 1정도만 해도 되는 양입니다. 단지 생소한 업무라 더욱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지요.
2. 물어보는 것만 대답해주는 '콜센터형'
교행 꼬꼬마 옆에 딱 달라붙어 사수 부사수처럼 보고 배울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그런데 학교 행정실은 그럴 수 없어요. 다들 자신의 업무가 있고 그런 업무의 공백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와 그 업무를 보조하는 교육감소속 근로자들에게 알게 모르게 피해가 갑니다. 일의 진척 속도가 더뎌지니까 말이죠.
그래서 물어보는 것만 대답해주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가끔 공시생일 때 느꼈던 생각 중에 교행직의 업무 중에 급여가 있다는 데, 그건 어떻게 하는 것일까? 그래서 '급여'는 어떻게 해요? 이런 식으로 물어보는 사람들이 블로그나 게시판에 참으로 많습니다. 이것은 '수학'을 어떻게 해요?라고 물어보는 것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수학에는 집합부터 방정식, 미분·적분, 통계, 확률 등 여러 분야가 있는 것처럼 급여에도 공무원 급여와 교육감소속 근로자 급여가 있고, 그 속에 기본급, 각종 수당과 소득세·지방소득세, 4대보험 등으로 구분이 되므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딱 잘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대답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그 업무에 대해 모르니 그렇게 물어보는 것이 당연하지만, 대답하는 입장에서도 물어보는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서 대답하지 못함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다시 교행 꼬꼬마인 신규가 물어볼 때도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이렇게 하다가 이런 부분에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물어보는 게 업무라는 강물의 흐름에서 대답을 해주기 수월합니다.
업무라는 강물에서 대답을 해주고 나면 쭉 밀리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어요. 이것은 교행 꼬꼬마 여러분도 인지를 해주셔야 해요.
이 유형의 장점은 물어보는 것이 범위가 좁고 정확하면 단번에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알려주지만, 문의 내용이 아주 광범위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물어보면 대답 역시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해요.
3. 알뜰살뜰 챙겨주는 '자상한 햇살형'
교행 꼬꼬마 여러분이 가장 선호할지 모르는 유형일 수 있어요. 이것저것 알려주고 자신이 모르는 부분도 아주 잘 알려주고, 궁금한 부분을 미리 알아서 살뜰히 챙겨주는 고마운 유형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정말 힘든 교행 생활에서 한줄기 빛과 같은 고마운 분으로 기억하겠지요. 스파르타형을 만나 맨날 혼나고 눈물 바람에 잠 못 들기도 했다. 뭘 알아야 묻지 잘 몰라 묻는데, 콜센터형은 자꾸 이상한 대답만 쏟아내 놓으니 답답하기 그지없었는데, 이렇게 알아서 척척 이것저것 알려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알뜰살뜰 챙겨주는 자상한 햇살형은 오늘도 남아서 초과근무를 합니다. 교행 꼬꼬마에게 모든 시간을 할애하느라 정작 자신의 일을 못했으니까요. 당연히 실장님에게도 혼도 나고 교사들에게 항의 전화도 받고 있습니다. 미안함이 몰려옵니다. 괜찮다고는 하지만, 교행 꼬꼬마가 어쩔 줄 몰라합니다.
한 달 두 달이 되어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챙겨주는 자상한 햇살형이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자신의 업무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것이 영 불편합니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 간섭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조금 익숙해졌다고 이런 게 불편합니다.
어떤 유형이라도 결국 교행 꼬꼬마는 성장합니다. 성장해서 학교 행정실에 1인분을 해야 합니다. 그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인정도 받고 자신도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도움을 받는 신규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되고요.
독수리가 자신의 새끼가 날갯짓을 하기 시작하면 절벽에서 밀어버립니다. 처음 아기새는 허둥지둥하며 떨어지는 속도에 이기지 못해 몇 번의 날갯짓도 못하고 바닥을 향해 급속도로 떨어집니다. 어미새가 날개로 받으며 하늘 높이 또 올라갑니다. 그리고는 또 내팽개칩니다. 이번에는 살고자 미친 듯이 날갯짓을 합니다. 살아야 하니까요. 본능이니까요. 하지만, 날개에 힘이 없는 아기새는 또 바닥과 조우를 하려고 합니다. 다시 어미새가 날개로 받아듭니다. 그렇게 날 수 있게 된 아기새는 새 중에 최고의 위치인 독수리가 됩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식물은 온실이 바람에 깨지고 태풍으로 날아가면 바로 죽습니다.
교행직에 들어온 교행 꼬꼬마 여러분, 전쟁터인 이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겨울이 오고 태풍이 와도 '살아남아야' 독수리가 되든 할 수 있습니다.
ABOUT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들로 인해 마음이 다쳐 괴로워합니다. 교행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어 합격 후 자신만 그러한가 생각하며 방황을 많이 합니다. 교행 꼬꼬마를 위한 멘탈트레이닝은 사례를 통해 대처방법을 제시하여 멘탈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으로 멘탈 강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행 신규분들, 교행직을 고민하는 공시생, 그리고 일반인에게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