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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Apr 16. 2022

[교행일기] #120. 칠흑 속에 갇힌 나

칠흑 속에 갇힌 나


폐 속에 있는 공기가 한참을 빠져나온다. 쉬이이이. 


3, 6, 9, 12라고 했던가. 3년이란 시간을 이 교행직에 있었는데, 다시 찾아온 폐 속의 바람은 막막함과 두려움, 그리고 앞으로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공포감을 몰고 왔다. 분명 군대라는 2년 2개월도 지나갔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공시생 10년이란 시간도 지났다. 세세한 시간의 파편으로 보면 모두 힘든 과정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 시간들은 지금의 시간이 있기 위한 연결고리였기에 그리고 앞으로 미래의 시간을 연결하기 위한 현재의 힘듦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알기에 두려운 것이다. 시간은 흘러갈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폐 속의 바람은 자꾸 절벽으로 몬다. 동기들이 나갈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한 치 앞이 보이지 않고, 별빛도 불빛도 없는 칠흑 속에 갇힌 기분.


칠흑 속에 주위를 둘러봐도 검은색뿐. 내 손을 봐도 보이지 않고 내 몸을 봐도 보이지 않는다. 칠흑 속에 갇힌 연이는 없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초임지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연이는 결국 두 번째 학교에서 비바람을 맞고, 쉴 새 없이 몰려오는 먹구름에 몸이 자동으로 부르르 떨고 있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곳 생활에 점점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었다.


미래의 연이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다. 어찌해야 할지.

쫄보 연이다.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든 것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교행, #교육행정직, #교행일기, #학교, #직장생활, #연이, #따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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