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호
모든 물질의 변화에는 임계치가 있다.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경계에 선 값이다. 그렇게 그 경계의 값을 넘어가면 그 이전의 상황과는 다른 변화의 값을 가지게 된다.
천안에 있는 모 대학교의 화학과를 나온 연이는 임계치의 광경을 많이 목격을 했다. 여러 가지 화학약품을 섞어서 새로운 형태의 다른 물질을 만들어낼 때 그 변화가 있기까지의 임계치를 보게 되었다. 그런 임계치를 넘어간 녀석들은 모두 어떤 통에 담겨서 안전하게 밖으로 배출되었다.
랩실을 벗어난 임계치의 현상은 자주 목격이 되었다. 임계치에 다다른 어떤 현상은 일반적으로는 '한계에 다다랐다'라고 표현을 한다. 어떤 변화가 있고 그 변화의 결과물은 존재를 했다. 좋은 형태든 나쁜 형태든.
대학에 다닐 때는 많이 남는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다 보니 책과 가까이 지내게 되었고, 그 책을 읽다 보니 어떤 임계점에 다다랐다. 글이란 것을 읽는 것에서 쓰는 것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되었다. 공시생 때는 그 1점을 넘지 못해 10년이란 시간을 허비 아닌 허비를 했다. 그만큼 합격이란 달콤한 영광을 얻었다. 그만큼 임계치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경험했다.
그렇게 두 번째 학교에 갔을 무렵, 초임지와 전혀 다른 환경과 밀려오는 업무의 압박감,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연이를 찾는 부담감의 극에 다다랐다. 뭔가 변화가 일어날 것처럼 몸이 이상함을 느껴졌다. 밖으로 나가 학교 건물을 빙글빙글 돌며 걸었다. 처음에는 뭔지 모를 그 불편한 감정들이 걸으면서 조금씩 사그라들었지만, 일터로 복귀를 하면 금방 차올랐다. 차라리 그게 좋은 감정이고 가슴 벅찬 그런 감정이라면 좋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찝찝하고 나쁜 감정은 연이를 송두리째 변화시킬 것 같은 집채만 한 파도 같았다. 휩쓸리지 않으려 학교 뒤편으로 가서 심호흡을 크게 들이마셨다 내뱉기를 여러 번 했다.
무서웠다. 임계치가 한계를 돌파해서 넘어갈까 봐 그러고 나면 무엇으로 변화가 될지 연이는 연이로 남아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그것에 덜덜 떨렸다. 서너 번의 심호흡 끝에 '헉'하는 소리가 저절로 뱉어졌다.
'야~~~~'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있는 연이는 이미 임계치를 넘어갔던 것이었다. 그렇게 울려 퍼진 산속의 메아리는 연이의 귓가로 돌아오고 있었다. 두 어번의 함성 끝에 다른 함성이 연이의 귓속으로 들어오고서야 정신이 들었다.
'호~~~'
연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학교 뒤편의 건물에서 들리는 작지만 힘 있는 그 목소리는 연이와 닮아있었다.
분출이 있고 난 연이는 임계치를 넘었지만, 잘못되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안정이 되었다. 누군가도 나만큼 힘들구나 하는 위로 아닌 위로가 되었을까? 아니면 화를 품은 단말마 같은 비명의 소리를 내뱉었기에 다른 의미로 다시 태어난 것일까?
그렇게 세상의 이치처럼 말하는 3일, 세 달, 3년 중 3년의 마음 아린 시기를 지나가고 있었다.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든 것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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