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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두두~~~ 우두두두~~~
금요일에 시작된 1층 스타벅스 자리의 전면 공사는 토요일 아침에도 6층에 있는 병실에까지 고스란히 진동이 전해졌다. 처음에는 금방 끝나는 공사인 줄 알았지만, 오후 침 치료가 끝나고 2층에 있는 한방 전기치료 및 물리치료를 하러 내려가자 그 진동과 소음은 온몸을 두드릴 정도로 정점에 이르렀다. 소음은 귀를 막으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그 진동은 아파서 편히 치료를 받으러 온 사람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원장 선생님은 침을 놓으면서 거듭 죄송하다며 약간의 농담을 섞어가며 상황을 모면하고 있었지만, 이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소음과 진동의 고통보다 자신의 허리, 발, 어깨, 목의 통증들이 보내는 강력한 고통의 영향 아래 환자들은 순수히 몸을 내어 그 고통이 어서 가라앉기를 바라고 있었다.
"환자분, 치료는 어디로 해드릴까요?"
간호사의 하이톤 음성이 연이의 고개를 돌아서게 했다. 준비가 된 몸을 보고는 바로 어디인지 아는 베테랑인지 바로 전기치료를 위한 부항을 어깨와 목 부분의 근육에 놓기 시작했다.
"전기 올리겠습니다."
전기의 단계가 한 단계씩 높여지자 연이의 몸은 연이의 마음처럼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눈을 감자 공사의 소음과 진동이 전기치료의 근육의 떨림과 맞물려 상쇄되기 시작했다. 암흑이 되자 사고의 현장이 떠올랐다. 이 정도의 고통을 별 것 아니라는 듯 연이의 마음은 평온해졌지만, 병원의 기운이 2년 전 그날 새벽의 고통을 다시금 불러왔다.
여름의 기운이 꺾여 해가 낮의 기운을 점차 잃어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인디안썸머인지 덥기는 마찬가지였다. 여름처럼 선풍기를 계속 틀고 자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날따라 일찍 잠이 든 연이는 선풍기를 끄지 못하고 잠에 빠졌다. 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인데, 연이는 쿡~~~ 무언가 허리 뒤부터 배까지 날카로운 것이 찌르는 듯한 고통에 번뜩 눈이 떠졌다. 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 느낌이 처음이었다.
맹장염으로 병원으로 실려갔을 때의 고통과는 결이 달랐다. 고통의 강도뿐만 아니라 빈도수는 그 고통과 비견될 바가 되지 않았다. 생살을 꼬매는 고통까지 느껴본 연이로서는 이 고통은 감내하기에는 정말 힘들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연이의 몸이 이상했다.
기어가다시피 어머니의 방문을 두드렸다. 쓰러져 있는 연이를 본 어머니는 연이를 일으켜 세웠고, 사태의 심각성을 단번에 안 어머니는 자신도 바로 옷을 입으셨다. 그 사이 겨우 옷을 걸친 연이는 평소에 택시가 정말 많이 다니던 길에 좀처럼 잡히지 않자, 큰 도로까지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오는 고통은 등에 식은땀을 한가득 만들어냈다.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워보세요."
의사의 문진에 이어 아랫배 한쪽을 꾹 누르자 고통의 폭포수가 쏟아졌다. '헉'소리를 내며 눈물이 났다.
"CT를 찍어봐야 확실하겠지만, 요로결석이네요. 일단 가장 강력한 진통제를 놔드릴게요."
진통제의 기운이 퍼지자 고통의 강도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고통의 수치는 이마의 땀을 재울 수 없었다. 갖가지 검사와 대기를 반복하며 의사와 만나기까지 두어 시간이 흘렀다. 화장실이 멀고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물을 멀리한 죄가 돌아돌아 연이의 몸에 돌을 만들었다니, 자책이 들었다.
띠띠띠띠~~
전기치료의 종료알람이 연이를 맥길 고통 지수 넘버 4에서 건져내 줬다. 생생하게 떠오른 그 고통 앞에 연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우두두두~~~ 1층의 스타벅스 리오프닝 공사의 소음과 진동은 다시 시작이 되었지만, 연이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든 것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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