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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Sep 23. 2022

교행, 다름과 다름의 결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10

안녕하세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교행 꼬꼬마 가이드북"의 저자 연이입니다.


다르다
1.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에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2.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다름과 다름의 결


1. 같지 않음의 '다름'과의 만남

'추석 대체휴일 다음날 재량휴업이래.'

무척 상기된 얼굴로 말을 건네는 그들의 얼굴에는 쭉 쉬는 연휴에 어디를 가야 할지 고르고 있지만, 이미 그 생각만으로도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맞다. 같지 않았다.

그들의 감정에 공감은 가나, 연이의 얼굴에는 그들처럼 행복해 할 수 없었다. 그들의 신분은 교사이거나 근로자였다. 지방공무원인 연이는 처음으로 같은 장소 같은 공간에서 '다름'의 첫 얼굴과 정면으로 마주치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게 살짝 화장실을 가는 척하며 밖으로 나왔다.


여름의 더위 끝자락과 가을의 청명함의 초입이 동시에 하늘과 땅에 드리우고 있었다.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아주 애매한 계절의 상황이 마치 연이의 지금의 상황과 참 많이 비슷했다.

 

한숨을 푹 쉬어도 변하지 않는 연이의 신분은 '지방공무원'이었다. 지방공무원의 복무 지침에 따라 특정 학교가 재량휴업일을 정하면 학생이 나오지 않게 되고 교사는 수업이 없기에 나올 이유가 없게 된다. 그리고 근로자는 단체협약 상 연 4일의 재량휴업일에 쉬게 되어 있었다. 지방공무원에게는 그런 지침이 없다. 그래도 1년에 3일의 학습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가 방학에만 한정되어 있었지만, 최근에 재량휴업일에도 가능하도록 개정이 되었다.


쉴 수 있게 되었지만, 당연히 그것은 교행 꼬꼬마 삼석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학습휴가로 재량휴업일에 쉴 수 있을 정도로 일의 신속함이나 정확도가 높은 베테랑이지 않는 이상 사실상 쉬지 못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모두 쉬면 되지 않나?'

맞다. 그러면 되지 않나? 하지만, 연이가 근무하는 학교가 재량휴업일이지만, 다른 학교는 정상근무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실은 꼭 1명 이상은 출근을 해야 하는 방침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


같지 않음의 '다름'은 강력하게 연이의 머릿속을 두들겼다.



2. 두드러짐의 '다름'과 만남

근로자가 바라본 공무원, 지방공무원이 바라본 교사

같은 공간인 학교에서 상대방에게만 적용이 되는 두드러진 특수한 상황들이 갈등을 야기한다. 좋아 보이는 것은 도드라져 보이고 그것만 부각이 된다. 이는 학교란 특수한 근무처가 가지는 독특한 여러 직종들이 어우러져 '학생'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교에 들어오기 위해 교문에서 맞닥뜨리는 '배움터지킴이' 선생님. 근로자도 공무원도 아닌 봉사활동 위촉자이지만, 없어서는 안 될 분이다. 학교로 드나드는 수많은 사람들을 안전한 학교를 위해 통제하고 그들에게 찾는 장소를 안내한다. 그렇게 학교로 들어온 사람이나 차량들은 대부분 급식실, 행정실이나 교무실로 향하게 된다. 복도에 들어서면 교육감소속 근로자인 특수운영직군의 시설물청소원의 복도며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고, 복도에는 코로나19방역을 위한 방역도우미가 소독제로 각종 손잡이를 닦고 또 닦고 있다. 행정실에 들어서면 지방공무원들과 사회복무요원을, 교무실에 들어서면 교육감소속 근로자인 교무실무사와 교감, 교무부장을 마주치게 된다.


점심시간이 되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인솔 하에 급식실로 향하면 급식을 준비해 준 조리실무사와 급식배식원을 만나게 되고 이를 총괄하고 있는 영양사 선생님 또한 만나게 된다. 맛있게 먹고 오후 수업을 하다가 다쳐 주눅이 든 학생이 반 친구와 보건실을 찾으면 보건 선생님이 그들을 마주하게 된다. 보건 선생님에게 간단한 치료를 받은 학생은 어느새 마음의 안정을 찾았는지 반 친구와 계단을 오르고 있다.


연이는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벌써 땀범벅이 된 시설주무관님에게 얼음물 한 잔을 권했다.



3. '다름'과 '다름'의 결

같지 않음의 '다름'과 두드러짐의 '다름'은 참 결이 다르다. 한 단어의 '다름'인데, 참 많이 의미가 달랐다. 하지만, 연이는 하나는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직종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있어야 학교란 특수성이 두드러진 곳이 운영이 된다는 사실이다. 학교란 같은 곳에 있지만, 같은 시간 대에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대우가 다른 것이다.


급여적인 부분으로 보자면 교사에게는 교직수당, 교직수당 가산금, 교원연구비와 같은 특수한 수당이 존재하고, 교육감소속 근로자에게는 근속수당, 연차수당, 퇴직적립금 같은 특수한 수당이 존재하며, 지방공무원에게는 학교운영수당, 겸임수당(병설유치원 담당) 같은 특수한 수당이 존재한다.


'다름'과 '다름'의 결이 달라야지만, 학교란 곳이 돌아가고 그래야만 학생들이 마음 편안히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학생이 있기에 존재하는 학교는 '다름'의 수많은 다른 결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곳이다.




ABOUT "교행 꼬꼬마 멘탈트레이닝 2"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들로 인해 마음이 다쳐 괴로워합니다. 교행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어 합격 후 자신만 그러한가 생각하며 방황을 많이 합니다. 교행 꼬꼬마를 위한 멘탈트레이닝은 사례를 통해 대처방법을 제시하여 멘탈 트레이닝 시뮬레이션으로 멘탈 강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행 신규분들, 교행직을 고민하는 공시생, 그리고 일반인에게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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