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일기 시즌4-6. 이상한 나라의 오즈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오즈마법사
원래 이런 거야?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완강히 거부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깊은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이곳에서 "원래"가 있었긴 했나 하는 의문마저 품게 되었다.
1+1=2에 대한 의문처럼 철학적이지 않았다.
기존의 일과 시대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새로운 일에 대한 마찰음은 항상 누군가에게 돌아갔다. 그건 항상 물 흐르듯 가장 바닥으로 흘렀다.
토끼를 따라 들어온 이상한 나라에 있는 것 같았다. 그 세계에서는 당연한 것들이 연이에게는 참 낯설었다.
누군가는 일을 했고, 그 누군가는 마음의 짐을 항상 지어야만 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다. 오즈의 마법사의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연이를 지켜주고 있었고, 그들과 함께면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점점 어둠에 빨려 들어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사라지고 없어지자, 연이의 든든한 버팀목은 금세 어둠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었다.
뇌가 없어 간절히 뇌를 원하던 허수아비는 연이를 버벅거리지 않게 해 주었었다. 꼬꼬마 연이는 지혜가 필요했고, 허수아비도 그러했다. 심장이 없어 따스한 마음을 원하던 양철나무꾼은 연이가 지칠 때마다 따스함을 전해주었다. 꼬꼬마 연이는 따스한 마음이 필요했고, 양철나무꾼도 그러했다. 맹수의 왕 사자였지만, 용기가 없던 사자는 연이를 무엇이든 한 번 해볼 수 있게 해주었다. 덜덜 떨며 옴짝달싹하지 못했던 연이에게는 용기가 필요했고, 사자도 그러했다. 그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이상한 나라의 오즈마법사를 찾으러 같이 가고 있었지만, 이내 어둠에 빨려 들어가 버렸다.
연이는 홀로 남게 되었다. 허수아비도 양철나무꾼도 사자도 없는 이 공허한 이상한 나라에. 서서히 몸이 기울어졌다. 며칠 째 버벅거리고 어느새 바닥이 난 따스함도 없어 용기가 나질 않았다. 일상적인 실수가 잦아졌고, 일상적인 말에 상처를 받았다. 새로운 일에 두려움이 생겨버렸다.
이상한 나라의 오즈마법사는 있을까? 연이는 따스한 정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둠은 점점 연이를 잠식하고 있었다.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4"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시즌 3(연이의 기억) 달리 시즌 4(연이의 시련)는 연이가 겪는 마음의 시련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