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행일기 시즌4-7. 얼음심장
얼음심장
이상한 나라에서 견디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동료를 잃은 연이는 다시금 꼬꼬마 연이가 되어버렸고, 쫄보는 항상 일을 치고 말았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버틸 수 있던 말들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연이의 심장에 하나 둘 비수로 남았다. 마음의 피가 흘러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걸 느끼지 못했다.
연이는 아무도 모르게 그 자리에 빠져나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호흡이 가빠졌고, 눈물은 흘렀다. 극강 F인 연이는 이곳에 예초에 맞지 않은 사람이었다. 동료를 잃은 연이에게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얼음심장
마음을 얼리는 것이었다. 그렇게라도 여기에 남아있고 싶었다. 보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둠에 잠식된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사자를 찾아야 했고, 그들의 원래 동료인 갑자기 사라진 도로시도 찾아야 했다. 마음을 얼리는 것은 부작용이 심했다. 웃음이 사라졌고, 말이 없어졌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연이의 달라진 말투와 태도를 하나둘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원래 내 것이 아닌 것이기에 원래 어려움이 있더라도 명랑하고 쾌활한 도로시 것이기에 연이는 도로시만은 잊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낮에 어찌어찌 마음을 얼려 일을 했지만,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고 혼자가 된 연이는 살짝 녹은 마음을 어루만졌다.
미안해. 내 마음아. 오늘도 고생했지.
그렇게 어둠 속에서 연이는 울고 또 울었다.
어느 날 연이는 문득 갑자기 사라진 도로시를 찾아보기로 했다. 도로시를 찾아야 그의 동료인 세 친구도 불러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지 막막했지만, 이대로는 연이도 견디기 힘들었다. 마음의 정원의 큰 나무도 사라지고, 황폐해졌기에 얼음심장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일이기 때문이었다.
자칫 마음이 언 상태로 계속 지속되어 이 이상한 나라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수많은 이들처럼 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다. 연이는 두려웠지만, 해내야 했다.
연이의 도로시. 어디로 사라진 걸까?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4"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시즌 3(연이의 기억) 달리 시즌 4(연이의 시련)는 연이가 겪는 마음의 시련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