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이 Jun 23. 2024

[교행일기] #148. 도로시의 행방

교행일기 시즌4-8. 도로시의 행방

도로시의 행방


생각해 보니, 이 이상한 나라에 연이 역시 어떻게 들어온 것일까?

분명 이곳은 이상한 나라이고,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사자가 있는 곳으로 봐서는 오즈의 마법사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분명 이상한 나라는 토끼를 따라왔고,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는 태풍에 집 자체가 휩쓸려 오게 되는데, 연이는 토끼를 따라오거나 태풍에 휩쓸리지도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지난 8년이란 시간 동안 이 이상한 나라에 있으면서 연이는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이 있었으나 도로시가 있었기에 그리고 그의 친구들이 있었기에 그 이상함을 감지하지 못했다. 이 이상한 나라에는 3대 악마와 3대 마녀가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들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나 범접할 수 없다는 오즈의 마법사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도로시를 찾기 위해서는 그 마법사를 찾아야 했다. 


연이는 도로시를 따라 노란 보도블록을 따라가고 있다가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도로시는 사라졌다. 그리고... 머리가 아파왔다. 도로시의 얼굴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있었다는 것은 확신이 들지만, 얼굴이 사라졌다. 기억에서.


무서운 일이었다. 심장을 얼린 후유증인지 까무룩 해진 기억들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어둠에 잠식되었다. 도로시를 잘 따라가야 했는데, 손을 놓치곤 어둠에 갇혀버렸다.


겨우 일과를 마치고 차에 오른 연이는 멍해졌다. 

"연이야, 힘내!"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주위를 둘러봤다.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아주 익숙한 목소리였다. 얼었던 심장을 단숨에 녹았고, 눈물은 흘렀다. 말 한마디에 강력한 힘을 실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도로시


그런데, 사라진 도로시의 목소리가 어디서 들린 것일까?


일과를 하는 동안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노란 블록 끝에는 어둠의 벽이 있다고. 

도로시가 찾아올지 몰라 주저앉은 이곳을 떠나지 않았지만, 마법사를 찾아 도로시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도 한 발짝 한 발짝 노란 블록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어둠의 벽 너머에는 마법사가 있을 것이고, 도로시를 아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보고 싶은 것이 있기에 오늘도 힘내자 연이야.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4"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시즌 3(연이의 기억) 달리 시즌 4(연이의 시련)는 연이가 겪는 마음의 시련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행일기] #147. 얼음심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