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이 Sep 18. 2021

[교행일기]#64. 고유번호증이 뭘까?

고유번호증? 사업자등록증?

5년 전 교행 꼬꼬마 연이가 바라본 고유번호증


"안녕하세요. OO초등학교 행정실 연이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연이는 업무를 보면서 행정실 대표전화로 오는 전화를 당겨 받았다. 이제는 전화멘트가 아주 자연스럽게 나왔다. 


"OO교육인데요. 계산서를 발행 요청하셨는데, 고유번호증이 없네요. 팩스로 넣어주시겠어요?"


업체 전화였다. 연이는 모니터 밑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은 '전화 돌릴 때 필요한 업무분장'을 흘긋 쳐다보고는 김 주무관님에게 돌려주려고 살짝 파티션 넘어를 보니 자리에 없었다. 메모에 해당 내용을 적어 전달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근데, 고유번호증이 뭐지? 그게 뭘까? 그게 있어야 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구나.'




5년 후 교행 연이가 바라본 고유번호증


5년 후 연이는 잠시 급여·세입·기록물·민원에서 잠시 손을 놓고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 지출·물품·발전기금이다. 학교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비품을 구입하거나 시설을 고쳐서 나가는 돈, 외부에서 보면 돈이고, 내부에서 보면 예산인 이것을 외부의 업체에게 지급하는 "지출업무"를 맡고 있다. 


교육청에서 돈이 내려보내 주는 전입금이나 예금 이자가 아닌 순수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위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방과후학교 수업비, 돌봄 간식비, 현장체험학습비 등을 받기 위해 학교에 납부하는 돈을 수익자부담금이라고 하는데, 이 돈을 걷어 강사에게 지급하거나 업체에게 지급할 때도 지출업무를 한다. 하지만,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하루에 수십 건의 지출이 나갈 때 마지막 업체에게 요구하는 것이 세금계산서나 계산서다.


업체에서 이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가지고 있는 고유번호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세금계산서·계산서가 발행이 가능하다. 여기서 학교는 영리, 즉 돈을 버는 법인이 아닌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사업자등록증이 아닌 고유번호증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끔 학교 거래가 많지 않은 업체는 사업자등록증을 팩스로 넣어달라고 한다. 그럴 때는 고유번호증을 팩스로 넣어주면 된다.


여기서 지출업무 하면서 꿀팁 하나를 알려주고자 한다.


사업자등록증에는 번호가 있다. 10자리다. 3자리, 2자리, 5자리

지출업무를 하다 보면 업체를 등록하는 거래처 등록을 해야 한다. K-에듀파인으로 바뀌면서 등록할 일이 많은데, 예전과 다르게 이 업체가 개인사업자인지 법인인지 구분한 후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되어 있다. 가끔 개인사업자인 줄 알고 기껏 등록을 진행했는데, 법인인 경우도 있고 법인인 줄 알았는데, 개인사업자인 경우가 있다. 


이때 바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3자리-2자리-5자리로 이루어진 사업자등록번호 중 지출담당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가운데 있는 "2자리"이다. 여기가 81에서 89까지 번호가 적혀 있다. 그럼 법인으로 선택을 하고 진행하면 딱 맞다. 

5년 후 연이가 보내온 마스킹된 이미지


여전히 연이는 급여를 했을 때 처음 하는 업무에는 실무메뉴얼을 만들고 있는데, 지금도 지출업무를 할 때마다 실무메뉴얼에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 급여업무를 할 때와 다른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기도 하고 해결하면서 지출업무 스킬도 업그레이드 중이다. 하루에도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사주고 업체와 얘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점심, 오후가 다 지나간다. 완연한 가을이 연이의 눈앞에 있다. 하늘이 높아졌고, 아주 맑아졌다. 며칠일지 모를 아주 좋은 계절을 만끽하려 연이는 두 팔 벌려 하늘에 연이의 숨을 더했다.




ABOUT "교행,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즌 3"


5년 전 연이가 교행직 합격 후 행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겪는 또는 겪을 만한 일을 '수필형 소설'로 작성한 글이다. 시즌 1(연이의 경험), 시즌 2(연이의 마음) 달리 연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소에 초점을 둔 시즌 3(연이의 기억)는 연이가 겪는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교행직을 그저 워라벨을 위해 들어오려는 공시생들과 교육행정직 공무원에 대한 궁금한 일반인에게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발행하고 있다.


#교행, #교육행정직, #교행일기, #학교, #직장생활, #연이, #따숨

매거진의 이전글 [교행일기] #63. 딱딱한 행정실 분위기를 바꾼 그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