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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Sep 19. 2022

일본 남자와의 연애 이야기 : 후반의 연애

후반이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우리가 아주 좋아하는 메추리알 꼬치





내 기준으로 연애 2년 이상이 넘어가면 비로소 꽤나 연애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 이전의 연애는 3개월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전 연애가 짧았던 것은 내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아무튼 2년이 넘어가면서 우리는 꽤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서로 즐기는 데이트를 넘어서서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연애를 지속하냐 결혼을 고민하냐부터 이 이후에 이직을 하긴 해야 하는데 언제 어디로 해야 하며, 이직을 어떻게 하냐는 등 각자의 진로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각자의 이유는 다르지만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데 나는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있으며 Y는 현재 다니는 회사의 연봉이 혼자 생활하기엔 충분하지만 가정을 꾸리기엔 부족하여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국제 커플의 문제는 결국 어디서 사냐가 가장 문제인 것 같다. 결혼으로 가자면 누구 하나는 모국을 떠나 살아야 하며 직장에 따라서는 둘 다 모국을 떠날 수도 있다. 참 어려운 문제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도 우리 둘은 결정을 못했다.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나는 한국으로 가긴 갈 것이고 Y는 나를 따라 한국으로 갈지 고민하고 있다. Y는 한국어를 공부하고는 있으나 빨리 늘지 않아서 살짝 좌절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한국으로 갈 것을 확신하는 이유는 젊은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30대가 되면 한국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기 때문이다. 외국 생활을 사랑하지만 평생을 살지는 잘 모르겠다. 가능하면 한국에서도 일하고 싶다. 


Y는 언젠가 이직을 할 것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나는 당연히 Y에게 나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날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Y가 아무리 내가 있다지만 외국에서 고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Y는 Y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그전까지 연애를 전혀 못해보았고 데이트를 많이 하긴 했지만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떠나면 다음으로 연애를 못할 것 같다는 걱정이 아주 컸다.


그렇다. Y는 다음 연애가 안 보이는 것이 외국에서 고생하는 것보다 무서운 남자인 것이다. 이성에 대한 취향이 까다롭지 않은 내 입장에서 보면 어이없기도 하지만 Y에게는 진지한 고민거리이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기는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런 Y와 나를 위해 한국으로 놀러 갔을 때 사주 궁합까지 본 적이 있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맞을지 안 맞을지는 모른다.



(Y와 나는 궁합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이유는 서로의 성향과 성격이 맞고 연애 시기가 맞는 데다가 내가 외국 국적의 남자를 만나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점과 Y가 이성에 대해 취향이 아주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뭐, 궁합이 좋은 편이니 2년 넘게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긴 한다. 하지만 그 이유는 보통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이긴 했다. 재미로 본 것이긴 했으나 내용은 괜찮았다.)



나는 몇 년이고 연애를 지속하며 지내도 괜찮다고 생각하나, Y는 일본인이기에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 부모님 세대와 같은 사고방식이다. 그런 Y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사실은 Y의 사고방식이 더 올바른 것일지도 모른다. Y도 내가 크게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안다. Y는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길을 택하라고 했다. 웃기게도 Y의 말에 나는 더 고민하게 되었다.


나한테서 더 점수를 따 보려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내가 내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겼으면 하는 걸까? 하고 말이다. Y는 아직도 나한테 잘 보이려고 하려는 경향이 있어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 둘 다 일 수도 있다. 그래도 Y의 말에 힘을 얻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브런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위해 시작한 일 중 하나이다.


Y의 점수 따기 도전은 성공이었는지 점점 Y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함께 있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일은 무엇일까. 아마 연애를 지속하는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감히 말해본다. 오늘도 그렇게 나의 행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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