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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Sep 11. 2022

일본 남자와의 연애 이야기 : 스킨십에 관하여

일본에는 변태가 많다?




"일본 남자들은 변태가 많으니 조심하는 게 좋아"


내가 만 21살 때 워킹 홀리데이로 일본에 왔을 때,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국인 동료에게 들었던 말이다. 당시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쉬는 날에는 같이 사는 한국인 친구와 여행을 다니며 흔히 말하는 프리터 같은 삶을 만끽하고 있었다. 외국인이다 보니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다른 외국인들과도 친해졌고 가끔 같이 밥을 먹으러 다녔다. 


그때 중국인 동료 두 명과 나 이렇게 셋이서 밥을 먹는데 한 명이 나에게 "일본 남자와 사귀고 싶다는 생각 해?"라고 질문했다. 나는 사람만 괜찮으면 국경은 상관없다고 대답했는데, 내 대답을 들은 동료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일본 남자들은 변태가 많으니 조심하는 게 좋아"라며 조언을 해주었다. 나는 당시 이성에 관심도 없었거니와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돌아와서 놀랬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만 27살이 된 내가 다시 그 중국인 동료가 해주었던 말을 다시 생각해보면 맞다, 혹은 아니다라고 딱 잡아서 대답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 이유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마다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료의 말이 완전히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한국에 비해 성적 취향을 숨겨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참으로 이를 완벽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우선 일본은 본인의 취향을 찾고 즐기는 게 익숙한 나라이다. 저렴하게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그만큼 여러 가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가게들이 종류별로 나뉘어 있으며 같이 취미를 즐기는 사람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또한 종류가 많기에 자신의 지갑 사정에 맞추어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취미를 갖지 않는 사람은 스트레스로 오래 일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깊어,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반드시 무슨 취미를 갖고 있는지 물어본다. 일본인에게 취미란 일을 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경험상 이력서에는 반드시 취미를 적어야 하며, 면접에서도 자신이 어떤 식으로 쉬는 날을 보내고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기업이 많았다.)


취미란 즉 자신의 취향이다. 마찬가지로 성적 취향 또한 자신의 취향이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문제가 되겠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자신의 취향에 대해 표현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이다.(물론 그로 인해 타인이 불쾌감을 갖게 된다면 문제가 된다.) 부모도 자식의 취미에 강요하지 않으며 새로운 게임이 발매되는 날엔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중년의 상사들도 상기된 얼굴로 게임 얘기를 한다. 


하지만 일본에는 흔히 친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下ネタ(음담패설)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중국인 동료는 이 음담패설이 오가는 곳에 있었던 것을 경험했기에 앞서 말한 조언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상 회식 자리에서 음담패설을 하는 사람은 정신머리가 이상한 사람밖에 없었기에 단순히 변태라는 말도 아까울 정도의 짐승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어디든 타인이 싫어하는 음담패설을 하는 사람은 변태라 치부하고 모른 척 참지 말고 나서서 입을 막아서 내쫓아버리자. 타인이 불쾌감을 느꼈으면 그건 성희롱이다.


회식 자리의 음담패설에 관해서도 Y에게 의견을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물어볼만한 사람이 Y밖에 없었다) 멀쩡한 사람은 음담패설을 하지 않는다는 동일한 의견을 제시해주었다. 만약 이를 변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같이 묶어 내쫓아버려야 한다. 그러므로 일본은 변태가 많다? 는 질문을 하신다면 일본은 참으로 한국과 비슷하니 자신의 가치관을 따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며, 혹시 모르니 어디를 가든 사람을 조심해주시라라고 답해드리고 싶다.







스킨십


앞서 말한 취향은 연애에도 적용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연인인 Y가 나에게 자신의 취향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옷, 음식, 장소, 분위기 등 물어보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취향과 의견을 얘기해준다. 성적 취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스킨십을 하려고 할 때는 나에게 허락을 구하거나 의견을 물어보는 등 나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주려고 한다.

(이는 한국이라고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을 연인, 혹은 배우자로 두고 있는 분들 중에 외국어 실력이 아직 좋지 못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거나, 아님 공부는 열심히 했어도 아직 현지 경험이 부족해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하는 분들은 유독 스킨십에 관해서는 다른 곳에서 조언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킨십에 관해서는 서로 같은 나라 말을 써도 서로를 100% 이해하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외국인 연인과 스킨십에 관하여 갈등이 존재한다면 숨기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최대한 사실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외국인이니까 혹은 서로의 모국어가 다르니까 오히려 더 숨김없이 표현해야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다. 나의 진솔한 의견에 상대방이 납득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저 상대방을 배려해주지 않는 사람일 뿐이다. 스킨십뿐만 아니라 연애에 있어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주지 않는다면 그걸 외국인이라고 포장하여 감싸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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