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사람... 어쩌라는 건지
메타인지
metacognition / meta認知
1970년대에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 H. Flavell)이 창안한 용어로, 남의 지시 이전에 스스로 자기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을 말한다.
자기 성찰 능력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이나 지식에 대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게 맞나 아니나 스스로 검증을 거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내가 맞는 건가 하면서 스스로 의심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정신 상태, 곧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정상인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술을 먹었을 때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혹시 잘못되지는 않을지 생각해 보는 사람이라면
뛰어난 지성을 발휘한 것이다.
- 출처: 네이버 나무위키-
그렇단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 없느냐.
메타 인지가 잘 되는 사람일수록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적절하게 투자하므로.
나 자신은 메타인지가 잘 되는 사람인가?
-그렇다.
나 자신은 메타 인지까지는 잘 되는 사람이다. 분명하게 무엇이 부족한지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부족한 점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우리 큰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 아이다. 똑 부러지지는 않지만 알아서 본인 할 일을 하는 아니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엄마 마음대로 믿어버리는... 대체 어디서 나는 믿음인 건지 이 또한 고맙다.
출근이 이른 엄마는 본인의 출근 준비도 벅차 아침도 못 차려주는 못난인데, 10살 난 딸아이는 알아서 기상하고 등교 준비를 한다.
미안한 마음에 뭐라도 먹으라고 식탁 위에 올려놓으면 잘 앉아서 뭘 먹는 것 같은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식탁 위는 아침에 먹는 시늉만 한 음식들이 그대로 놓여있다.
나는 내 아이의 취향을 모른다.
" 아니야 나 아침 안 먹을래 아침 안들어가' 한마디에
' -휴 다행이다 시간에 쫓겨 출근은 안 해도 되겠네'
마음이 먼저 드는 사람.
내 출근이 먼저인 사람.
퇴근하고 들어간 집 식탁 위엔 큰 아이가 먹은 컵라면 흔적이 있기라도 하면,
" 너 이런 거 먹으면 안 좋다니까?! 여자아이들은 성호르몬이 빨리 나와서 너 키 안 큰다고!! "
소리부터 버럭 지르는 못난어미.
막상 먹이고 싶어 반찬을 만들어도 취향을 모르겠어서 소시지 계란 반찬 만 실컷 만들어두고는
김치찌개에 밥 먹는 아이에게 이것도 먹으라며 밀어주는 앞뒤가 다른어미.
오늘 아침 문득 출근 준비를 하다가 화장대 위에 올려져 있는 어버이날 편지를 오늘 새삼스레 다시 읽는 바보.
6월도 한 주가 훌쩍 지나가는데, 어버이날 큰 아이가 올려 둔 어버이날 카드를 이제 와 다시 읽고
마음이 시려오는 무심한 사람.
그때 분명 봤는데, 아이한테 영혼 없이 ' 응, 고마워 ' 내뱉은 말이 오늘 왜 이렇게 싫지.
한곳에 모아 놓은 것도 아니고, 버린 것도 아닌, 그저 방치한 어버이날 카드.
그 위로 뚝 떨어진 스킨 자국에 ' 나 진짜 못돼 처먹었네.'
스스로 욕 해놓고는 출근하면서 나오는 길에
" 이불 정리하고 나가! 늦지 말고 잘 다녀와! '
또 툭 던지는 차가운 사람.
우리 큰 아이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사람이 반성을 하면 성장한다는데 나란 사람은 대체 얼마나 작은 걸까.
뭐 하나 똑 부러지게 해냈다는 성취감이 없어진지 오래다.
작은 성취감 따위가 나의 만족감 내지는 자존감을 다 채우지 못할 만큼 나는 나이가 먹어 버렸고 바라는 것은 점점 많아지는 심술보 붙은 마녀 같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 여성에서 출근만 하게 해주세요 하고 빌었던 것이 10년이 채 못 되는데,
그 경력단절을 벗어나니 이제는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게 해주세요
-> 뭐 이제는 이 전쟁이 생활 같네요 가 돼버렸다.
꼭 살아남게 해달라는 간절함이 없어서 그런지 애매한 포지션의 고인 물이 돼가는 느낌이다.
일도 항상 하는 일 , 만나는 사람도 늘 만나던 사람, 친구들을 만나서 놀아도 맨날 하는 그저 같은 일들.
같은 시간에 모여 똑같은 일들을 해놓고 난 후 잠이 들기 직전 몰아닥치는 허무감.
그렇다고 군계일학이 되지도, 될 자신도 없는 무기력자.
같은 일상을 벗어나는 건 안정적인 생활 패턴을 깨지게 할 거라 그건 또 싫다는 겁쟁이.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보내며 내일은 더 나은 내가 되길 비는 욕심쟁이 정신병자.
그러면서 앞으로는 나아질까 고민하며 스트레스 잔뜩 받는 앞뒤 다른 사람.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 많은 것들을 해내는 열정적인 사람인데
어째서 삶의 공격수도 못되고 그렇다고 열의 있게 현 삶에 만족도 못하는
어쩌라는 거냐 식의 포지션은 참 애매하기만 하다.
나의 메타인지 = 나라는 사람이 싫어질 만큼 해야 하는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