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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 숲 Jun 07. 2024

메타인지

나란 사람... 어쩌라는 건지

메타인지 

metacognition / meta認知


1970년대에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 H. Flavell)이 창안한 용어로, 남의 지시 이전에 스스로 자기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을 말한다.

자기 성찰 능력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이나 지식에 대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게 맞나 아니나 스스로 검증을 거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내가 맞는 건가 하면서 스스로 의심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정신 상태, 곧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정상인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술을 먹었을 때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혹시 잘못되지는 않을지 생각해 보는 사람이라면 

뛰어난 지성을 발휘한 것이다. 

                                                                                                         - 출처: 네이버 나무위키-


그렇단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 없느냐.

메타 인지가 잘 되는 사람일수록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적절하게 투자하므로.


나 자신은 메타인지가 잘 되는 사람인가?

-그렇다.

나 자신은 메타 인지까지는 잘 되는 사람이다. 분명하게 무엇이 부족한지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부족한 점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1. 엄마로서 자격 부족 = 표현 부족


우리 큰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 아이다. 똑 부러지지는 않지만 알아서 본인 할 일을 하는 아니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엄마 마음대로 믿어버리는... 대체 어디서 나는 믿음인 건지 또한 고맙다.

출근이 이른 엄마는 본인의 출근 준비도 벅차   아침도 못 차려주는 못난인데, 10살 난 딸아이는 알아서 기상하고 등교 준비를 한다.

미안한 마음에 뭐라도 먹으라고 식탁 위에 올려놓으면 잘 앉아서 뭘 먹는 것 같은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식탁 위는 아침에 먹는 시늉만 한 음식들이 그대로 놓여있다.

나는 내 아이의 취향을 모른다. 


" 아니야 나 아침 안 먹을래 아침 안들어가' 한마디에

  

' -휴 다행이다 시간에 쫓겨 출근은 안 해도 되겠네'



마음이 먼저 드는 사람.

내 출근이 먼저인 사람.


퇴근하고 들어간 집 식탁 위엔  큰 아이가 먹은 컵라면 흔적이 있기라도 하면,


" 너 이런 거 먹으면 안 좋다니까?! 여자아이들은 성호르몬이 빨리 나와서 너 키 안 큰다고!! "


소리부터 버럭 지르는 못난어미.

막상 먹이고 싶어  반찬을 만들어도 취향을 모르겠어서  소시지 계란 반찬 만 실컷 만들어두고는 

김치찌개에 밥 먹는 아이에게  이것도 먹으라며 밀어주는 앞뒤가 다른어미.


오늘 아침 문득 출근 준비를 하다가 화장대 위에 올려져 있는 어버이날 편지를 오늘 새삼스레 다시 읽는 바보.

6월도 주가 훌쩍 지나가는데, 어버이날 아이가 올려 어버이날 카드를 이제 다시 읽고 

마음이 시려오는 무심한 사람.


그때 분명 봤는데, 아이한테 영혼 없이  ' 응, 고마워 ' 내뱉은 말이 오늘 왜 이렇게 싫지.

한곳에 모아 놓은 것도 아니고, 버린 것도 아닌, 그저 방치한 어버이날 카드.

그 위로  뚝 떨어진 스킨 자국에  ' 진짜 못돼 처먹었네.'  

스스로 해놓고는  출근하면서 나오는 길에 


" 이불 정리하고 나가! 늦지 말고 잘 다녀와! '


또 툭 던지는  차가운 사람.


우리 큰 아이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사람이 반성을 하면 성장한다는데 나란 사람은 대체 얼마나 작은 걸까.







2 . 이도 저도 아닌 포지션, 이래서 사는 것도 애매하다.



뭐 하나 똑 부러지게 해냈다는 성취감이 없어진지 오래다.

작은 성취감 따위가 나의 만족감 내지는 자존감을 다 채우지 못할 만큼 나는 나이가 먹어 버렸고 바라는 것은 점점 많아지는 심술보 붙은 마녀 같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 여성에서 출근만 하게 해주세요 하고 빌었던 것이 10년이 채 못 되는데,  

그 경력단절을 벗어나니 이제는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게 해주세요 

-> 뭐 이제는 이 전쟁이 생활 같네요 가 돼버렸다.

꼭 살아남게 해달라는 간절함이 없어서 그런지 애매한 포지션의 고인 물이 돼가는 느낌이다.


일도 항상 하는 일 , 만나는 사람도 늘 만나던 사람, 친구들을 만나서 놀아도 맨날 하는 그저 같은 일들.

같은 시간에 모여 똑같은 일들을 해놓고 난 후  잠이 들기 직전 몰아닥치는 허무감.

그렇다고 군계일학이 되지도, 될 자신도 없는 무기력자.

같은 일상을 벗어나는 건 안정적인 생활 패턴을 깨지게 할 거라 그건 또 싫다는  겁쟁이.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보내며 내일은 더 나은 내가 되길 비는 욕심쟁이 정신병자.

그러면서 앞으로는 나아질까 고민하며 스트레스 잔뜩 받는 앞뒤 다른 사람.


하루라는 시간 안에서 많은 것들을 해내는 열정적인  사람인데

어째서 삶의 공격수도 못되고 그렇다고  열의 있게 현 삶에 만족도 못하는 

어쩌라는 거냐 식의 포지션은 참 애매하기만 하다.


나의 메타인지 = 나라는 사람이 싫어질 만큼 해야 하는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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