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큰 숲 May 17. 2024

리얼라이프

엄마가 미안하다!


2024년 5월 13일 월요일


한창 일하는데 키즈노트 앨범 알림이 왔다!

오늘은 우리 아들 성교육 체험 학습장 가는 날!

아앗! 체험을 갔었구나 나의 아들이...!

아뿔싸!!!!!!!

우리 아들만 반티 입은 친구들 사이에 칙칙한 회색빛 티 입고 있네.. ㅠ

우리 아들은 정신머리 나간 엄마 때문에 물도 없고, 보조 가방이 아닌 그냥 큰 가방에

간식도 못 싸 들고 체험하러 갔네... 




모든 사진이 시무룩한 건,,,, 네가 있는 모든 자리가 구석에 박혀 있는 거 같은 건...

엄마 기분 탓인 건 아니겠지... 그렇겠지... 미안하다 아들아!!!!

엄마가 토요일까진 알고 있었거덩?! 근데 왜 오늘 아침엔 생각이 안 났을까?!

어떡하냐 진짜 이놈의 정신머리... 하..





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오늘은 출근 전에  키즈노트 알림장 먼저 봤다.

그래 오늘은 숲 체험 가는 날!

엄마가 보조가방에 물통도 챙겨 넣었고,  반티 챙기고 , 스타일 나는 청바지도 챙겨서

잘 자고 있는 너의 옆에 올려두었지

아 뿌듯하다!! 잘 다녀와!!

근데 무언가 빠뜨린듯한데,,, 아냐,, 기분 탓이야 ㅎㅎ

오후 3시  키즈노트 앨범에는 화사한 반티 입고 활짝 웃는 내 아들 사진이 보인다.

마음이 놓인다. 역시 엄마가 조금만 신경 쓰면 이렇게 마음이 편한 것을...

.

.

.

.

.

뒤집는 알림장 한 줄...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숲 체험을 가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00이 기침약이 없어서 오늘 00이가 기침을 많이 했어요..

!!!!!!!

그럼 그렇지... 완벽하다 했다, 한 번 나간 정신줄이 그리 쉽게 돌아오지 않지 암..

엄마가 미안하다 아들아!!

집에 돌아오자마자 할아버지 기침을 해대는 널 보며 

엄마는 죄인이 되겠지..ㅠ

이번엔 이 추운날 너만 반티를 입고 있네.

그래도 바람막이는 챙겼는데 (입지.... 미안하게 ㅠ)

어떻게 작심 3일을 못 넘기고 또 이러냐고,,

한 주에 두 번이나;;; 




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급히 먹인 약이 체한다고, 

콜록거리고 코피가 나는 애를 보며 내가 신경을 안 써서 체력이 떨어졌나 싶어 

이제라도 챙긴다고 항생제 처방 약을 먹였는데 부작용이 났다.

면역력이 바닥을 쳤나, 약을 못 이기는 것 같다.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평소 잘 챙겨 먹인 몸이어야 약발도 받겠지, 약만 먹인다고 소용이 있겠나 싶다.




다 내 탓이다ㅠ



이래놓고 고객님 서비스한답시고 송장번호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앉아 있으려니

현타온다.

내 머리통을 한대 쥐어박고 싶다.



'니 새끼나 잘 챙겨라!!'




남들이 볼 땐 똑순이 워킹맘, 부지런한 발발이맘, 쌀쌀맞고 빈틈없는 차가운 사람인데, 

엄마의 민 낯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 

뭐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오늘도 여기저기 해메는 아줌마일 뿐.

나만 이러고 사나.

이전 16화 불면증은 어디서 오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