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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 숲 Nov 07. 2024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혹자가 그랬다

돈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라고.


그 혹자 누구냐? 

난 늘 없던데.


돈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는 그 말

맞는 말이길 나도 바란다.









조만간 알바를 하나 구해야 할 듯하다.

친정 엄마나 주변 주부 선배들의 말씀에 의하면 

"너 지금이 제일 힘들 때야 "라는 말이 

위로도 됐다가. 덜컥 겁이 난다.

내 기억에 있는 젊은 시절 우리 엄마 고생하던 시절이 나이대 즈음이었는데,  

나에게도 시절이 닥쳐오고야 말았다.




중학교 시절.

내 수학여행비를 마련하려 아르바이트를 다녀왔다는 엄마에게선 생닭 냄새가 났다.

새벽이면 3교대 근무 버스를 타던 엄마.

퇴근하고 돌아와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부스스한 모습으로 전날 뿌려놓은 빨래를 다 개고 

아침에 밥 한술 뜨고 학교에 나서라며 국이며 찌개며 국물 거리를 꼭 끓여놓고 나서야 

쓰러지듯 누워 잠을 잤던 우리 엄마.

3교대를 하면서도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나갔던 우리 엄마.

3시간 4시간 그것마저도 편히 잠들지 못했던 우리 엄마.

항상 간당간당하게 납기일 맞춰서 내던 고지서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처럼 지내던 시절들.




" 엄마 나 태권도 보내줘! "

" 엄마 이거 사주면 안 돼? "

" 엄마!  우리도 여기 가보자! "




아...

이런 기분이구나..

지금 참 빠듯하게 돌아가는 형편인데,

작은 아이가 벌써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생겼단다.

기특한데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내 새끼 하고 싶은 게 생겼다는 게  먼저지.

큰 아이도 영어학원은 꼭 보내주어야 할 것 같은데 

큰 아이만 보내놓고 작은 아이를 안 보낼 수는 없지.

해주려면 똑같이 해줘야지. 그래야지.

남들 하는 거 반도 못해주는 것 같은데 그것마저도 만만치 않네.



엄마가 아르바이트 구해 볼게.



엄마는 많이 없어 괜찮아.

엄마 체력 좋아 괜찮아.

또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괜찮아.

엄마 할머니 되게 많이 닮았다?!

그래서 다  할 수 있어.  

그럴 거야.

자신 없는 나 스스로에게 단단해지라고 

주문을 걸어본다.



돈이란 거,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는 그 말.

꼭 맞아야만 한다.

내 어린 시절 그때처럼.

우리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 너 지금이 제일 힘들 때야 "

라는 말을 나 또한 누군가에게 해 줄 날이 오겠지?





코로나 시대 이후 '부업'이라는 단어의 검색량이 어마어마하다고 하는데  

또한 예외 없이 동참해야 할 순간이 와버렸다.

한 달에 백만 원 더 벌기 열풍....

퇴근 있는 아르바이트부터 찾아봐야겠다.

4대보험, 세금 문제는 괜찮은 건가?  

일하기 전에 알아봐야 하는 문제들도 있구나..

우리 엄마는 어떻게 해낸 거지?

나 또한 해낼 수 있겠지?

나도 우리 딸 기억 속에  다 해낼 수 있는 엄마가 되겠지.


그 시절 우리 엄마 마음이 이랬겠구나.

우리 엄마 참 힘들었겠다....










#생각 #백만원 #우리엄마 #아르바이트 #직장인 #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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