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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윰 Jun 12. 2023

결혼할 남자는 없는데 결혼할 날짜는 정했습니다.

결혼해야 더 안정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게, 나야 


요즈음 브런치 글이 뜸했다. 격변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다. 본래 작가, 소설가 정체성을 갖고 있는 나는 올해 안에 단편 공모 당선이란 목표를 세웠고 최근 그 목표를 달성했다. 2월부터 4월까지 월 1-2회 공모전을 내면서 번번이 낙방하자 낙담했던 나는 #나홀로 살기 위해서는 월 2천만원 이상 벌 수 있도록 프리랜서 일을 늘리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1인 창조기업 만들기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소설을 쓰면서 프리랜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회사 일을 하면서 책을 읽고 분석리뷰를 작성하는 것을 모두 하다보니 자연히 브런치에는 방문이 뜸했다. 그런데 오늘 왜 이 글을 쓰느냐, 그렇게 약 1달간 정리하던 '방향성'이 공모 당선으로 인하여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기 시작해서다. 나는 요즈음 가장 솔직하다. 특히나 "나"의 욕망과 결핍에 대해서 말이다. 


이번 하반기에 가장 크게 생각하게 된 것은 <나는 내년 겨울에 '결혼'한다.>이다. 근데 결혼 상대자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결혼'이 가장 앞으로 끼어든 이유, 나도 이럴 줄 몰랐다. 지금이 2023년 6월인데 2024년 11-12월에는 결혼하겠다라는 결심이 어째서 생겼냐 하면... 나는 본래 33-34살에는 결혼하고 싶었고, 34살보다는 33살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추가적으로 나란 사람은 애정적인 측면에서 '체온'과 '온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끌어 안을 안정적인 누군가'가 있을 때 내 일에 더 집중하는 유형이라는 걸 인정하기 시작해서다. 


나는 내 커리어가 중요하다. 특히나 '글쓰기'를 시작하면 완전히 몰두하며, 지속적으로 달렸을 때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그러한 순간에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안을 사람'이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조차도 누군가에게 꼭 끌어안겨 있거나 쓰다듬을 받거나, 토닥거림을 받으면 금세 컨디션을 회복하여 다시 할 일을 해내곤 했다. 동생과 함께 살 때는 동생이 고맙게도 그 포지션을 담당해줬는데 이제는 동생이 머나먼 타국 땅으로 취직하여 떠났고 나는 '치댈 사람'이 없다, '안을 사람'이 없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 


나는 스킨십(함께하는 시간과 포옹)이 충족되면 그 외에는 너그러운 편이다. 화가 나거나 살짝 짜증이 나도 안고 있으면 화가 싹 내려가는 편이니 뭐, 말해 뭐하겠나. 아, 물론 전제조건은 애정적인 표현이나 생활 패턴이 일정하며 한결 같고 듬직한 사람일 때에 한해서다. 나는 담배 피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특히 밥 먹다가 담배 피러 나가면 한동안 나 혼자 멍하니 앉아 있어야 하는 것도 싫고, 기관지가 약해서 냄새 싫어함)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 어떠한 상황, 현상이 있든 합리적인 입장으로 논지를 펴낼 수 있는 사람이 좋고, 메타인지력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 바로 그래서 사람을 까다롭게 본다고 이야길 듣지만 뭐 어떠한가. 까다롭게 봐서 좋은 사람이어야 오래 만날 수 있고, 더구나 나는 내 사람이다 싶으면 엄청난 애정 표현을 하는 편이라서... 내가 일단 만족스러운 삶이어야 한다. 


아무튼 나는 나보다 잘 벌고, 담배를 피지 않으며, 술은 적당히 마시고 중간 키 이상의 듬직한 남성과 내년 겨울에 결혼한다. 마음적으로 안정감을 얻고, 단단한 울타리 안에 있을 때 나는 글을 더 잘 쓸 수 있고 여러 일들을 더 힘있게 해나갈 수 있어서다. 나란 사람, 일단 내 글의 방향성이 확립되어야 next가 있는 사람인데 이번에 꽤 큰 공모전에 당선되고 나자 본격적으로 '글(창작)'을 위주로 한 생활과 돈벌이에 대한 구상을 머릿속에 정립하기 시작했다. 


회사생활을 할 때도 창업하면 날 데려오고 싶다는 이야길 듣거나 어딜가나 일 잘한다 이야기를 들을 정도지만, 사실상 나의 명예욕과 커리어 욕심, 성취욕에 대한 열망은 '글쓰기'에 몰빵되어 있기 때문에 회사 일에 욕심이 없었다. 단지 책임감이 강해서, 내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젝트는 성공해야 한단 마음에 열심히 했을 뿐이다. 고로, 나는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도 될 정도로 좀 경제력도 탄탄하게 받쳐주는 사람이 좋다. 내가 용돈벌이 정도로 돈을 벌고,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장기적으로 더 큰 수입을 얻을 수 있으니까. 나의 성장에 투자해보는 게 어때, 내 미래남편님? 


내가 결혼을 무서워했던 건 내가 요리나 가사노동에 소질이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어려서부터 겪은 시댁트라우마(거의 흡사 조선시대와 같았던 할머니댁) 때문이었는데... 요즈음 해보니까 생각보다 내가 요리를 잘하고 가사노동도 깔끔하게 하는 편이다. 또한 시댁 트라우마 덕...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어렸을 때부터 워낙 요리하고 일처리하는 걸 봐둔 게 있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전을 부칠 줄 알더라고... 그래서 안정적으로 가정 내부를 책임질 자신이 생겼다. 나의 커리어적, 자기계발적 욕심은 글쓰기로 해낼 수 있도록 듬직한 사람과의 '결혼'을 난생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한번 결심하니까 다음에는 많은 것들이 리세팅 됐다. 




첫째. 외적으로 '리즈시절'을 만들고, 내적으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루틴'을 구축한다. 

보통에서 마름에 해당하는 체구에 이목구비도 큼직한 편인데 '각 잡고' 관리를 해보진 않았다. 이번에야 말로 내가 '리즈'를 찍겠다는 마음으로 난생 처음 근력 운동을 한다. 6월 중순부터 재활 PT 30회차를 끊어서 진행하고 주 4회 1시간 운동하면서 근력과 코어근육을 키워서 바른 자세를 만들 예정이다. 또한, 체력적으로 뒷받침되었을 때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평상시에도 코어에 힘을 줘서 바른 자세를 유지할 것. 


피부가 좋은 편인데 주름이 살짝 잡히더라... 좋은 피부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팩을 하고, 셀프 홈케어를 여러 모로 해볼 생각이다. 한두번 피부과에야 가보겠지만, 매일 홈케어를 제대로 하는 것만큼 피부에 좋은 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또한, 나에게 맞는 스타일링과 패션, 화장법을 체화시킬 예정이다. 화려한 액세서리도 잘 어울리는 편이어서 지금까지는 화려, 화사한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해볼 예정이다. 긴 생머리 흑발에 생기도는 피부결, 뮤트톤 베이스 화장에 곧은 자세와 뮤트 계열의 원피스/블라우스/면바지가 포인트다. 특히 2번 탈색한 탓에 머릿결이 상해서 단발로 자르고 지금 기르는 중인데 결 정리도 해볼 생각이다.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는 충분한 숙면과 꾸준한 운동, 균형 잡힌 식단이다. 본래 소식자인데 먹는 걸 좋아해서 많이 먹고 탈나기를 반복하다 보니 식단 조율이 중요할 거 같다. 저녁을 먹으면 더부룩해지기 쉬워서 저녁은 최소화해서 먹기로 한다. 저번주에 3일 정도 저녁 금식을 했는데 좋아서 요번주에도 3-4일 정도 진행하고 그 뒤로는 클린하게 먹을 생각이다. 잠의 경우 일이 많을 때는 2-3시간 자거나 안 자기도 했는데 장기적으로 좋지 않아서 못해도 5-6시간은 자고 오전 6시에 일어나서 오전 루틴을 이행하는 것으로 바꿔가는 중이다. 이 모든 과정은 6월 중순인 지금부터 3개월간 진행 이후 10월 초에 중간점검 해볼 예정이다. 


또한, 9-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결혼시장에 뛰어들 생각이다.



둘째, 이직 활동과 프리랜서 프로젝트 잠정 중단하고, 글쓰기와 공모전에 집중한다.

글이 잘 안 풀리던 시절에 너무 막막했다. 이 회사는 안정적이고 칼퇴 가능하지만 커리어를 발전하기는 어려운 곳이었다. 이곳에 머무르면서 성장도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답답했고, (나는 성취욕과 성장욕구가 정말 강한 편이고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왔다) 앞으로 직장생활을 해야한다는 것도 싫었다. 내가 직장생활을 7년간 해왔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 가족들은 아주 흡족해한다. 나란 사람, 프로젝트 바이 프로젝트로 움직이는 프리랜서 일에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해와서인지도... 실제로 그런데 많이 내려놓고 지금껏 잘 버텨왔지만 솔직히 여기서 2년 안에 회사 탈출해서 내 일하는 삶을 살고 싶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나는 내 이름을 '브랜딩'하여 사이드로 프리랜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회사 일 외의 업무를 받을 창구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나선 건데 여러 차례 접촉을 하던 끝에 느낀 건 나... 회사 밖에서까지 이 일 하고 싶지 않은데? 나, 진짜 찐 창작으로 돈 벌고 싶은데... 였다. 고로, 나는 약 2주간 열심히 기틀을 닦아둔 프리랜서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하고 이직을 알아보는 일도 중단한다. 


공모전에서 좋은 성과가 와서 next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 꽤 잘 쓰잖아. 역시 이렇게 하면 되겠는데... 하는 자신감에서 시작된 거다. 7월 말에 1건 하고 8월 말엔 퇴고해서 1건 내고, 12월까지 내야 하는 것도 있어서 스케줄 짜다 보니 이건 뭐... 글만 써도 정신 없다. 거기다 난 내년 겨울에 결혼할 거니까 글쓰기와 결혼 준비(몸, 루틴 만들기, 사람 만나기)에 올 하반기를 할애해보려 한다.


여기서의 가장 큰 목표는 '공모전 당선'과 책 출간하기'다. 곧 책 한권이 나올 예정이니, 그 다음부터는 착착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립해보겠다. 



나는 자신 있다. 결혼과 작가 커리어 둘 다 잘 해낼 자신이. 지금이 2023년 6월이니까 2024년 겨울 결혼, 2025년 여름 프리랜서로 본격 시작(퇴사)를 목표로 힘껏 달려간다. 물론, 회사를 그만둬도 어느 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수준에서 그만둘 생각이다. 이 주제로 간간히 브런치에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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