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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저씨 Aug 11. 2023

밤 커피

덥고 비가 오는 저녁에 마시는 커피는 시원한 맥주보다 맛있다

태풍이 지나가고, 오랜만에 시원한 서울을 느꼈다. 아직은 덥고 습하지만 그래도 바람이 예전보다 차가워진 것이 느껴진다. 지금 밖에는 약한 비가 내리고 있다. 그리고 난 비를 피해 인근 커피숍에 왔다. 부정맥 때문에 저녁엔 커피를 마시지 않지만, 이곳의 핸드드립 커피는 부드럽고 향이 좋아서 밤에도 마시게 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주 오지는 않지만, 가끔씩 생각 나는 카페다. 커피를 주문하려고 봤더니 디카페인 커피도 판매를 하는 것을 봤고 난 고민 없이 바로 아이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카페 주인의 신중한 손길에 선택되어 내려진 커피들은, 나의 오감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커피가 준비되어 나에게 제공이 되었다. 난 커피를 한 모금 마시기 전에 향을 음미했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 내가 하는 의식과도 같은 행동이다. 감미롭고 고소한 커피 향을 음미하면서 주저 없이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내 목을 타고 내려오는 시원한 커피는 오늘 내가 했던 고민들을 모두 다 부질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커피의 씁쓸한 식감이 나의 목을 자극했다. 마치 내 몸 안으로 순순히 내려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듯이...


오늘은 센치하고 감성적인 글을 쓰게 된다. 하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센치해져서 허세 가득한 글을 써보는 것도 기분이 좋다. 태어난 김에 살아가는 것처럼, 내가 브런치에 쓰는 글들도 생각난 김에 쓰는 것이니까. 오늘도 수고했어! 이번 주말은 정말 행복한 주말이 될 거야!


아메리카노 좋~~아~~~(나저씨 아이폰으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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