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의 쓸모

by 프롬서툰

이상한 부탁


제가 메시지 보내면
저한테 전화 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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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다른 사무실에 일을 보러 가면서 그런 부탁을 해옵니다.


자신에게 전화를 해서 '급한 일이 생겼다며 사무실로 불러 달라'는 이상한 부탁이었죠.





합리적 이유


'이상한 부탁'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가는 사무실에 한 번 붙잡으면 사람을 놔주지 않는 팀장 님이 있었거든요.


시시콜콜 말이 많으세요. 대화의 주제는 다양한데 깊이는 없는, 한마디로 장황하기만 할 뿐 의미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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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뭣 모르고 그분의 말을 한 번 받아줬다가 1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풀려난 적이 있습니다. 이미 그런 경험이 많았던 동료에겐 적당히 끊고 나올 핑계가 필요했던 거죠.





곤란한데


곤란한데.


오늘 계획된 출장에 그분이 함께 가신다는 말을 듣자마자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같은 차에 2시간 넘게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했으니까요. 아, 왕복으로 하면 4시간이 넘겠네요.


누구에게 부탁해서 나를 탈출시켜달라고 할 수도 없고 말이죠.




쓸모없는 건 없나 봐


예상대로였어요. 출장 가는 차 안에서 팀장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죠.


누구도 묻지 않은 질문에 대한 일장 연설이 이어지고, 주변 사람은 적당히 받아주다가 이내 지쳐서 침묵.


그런데 그게 의외의 쓸모가 있더군요.


차 안에서 간헐적으로 몰려오는 졸음을 쫓게 해줬거든요.



저런 말까진
안 해도 되지 않나?

몇 번인가 그런 의문이 들 때가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겸허한 마음을 품게 되었답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나 보구나.


아직 쓸모를 찾지 못한 것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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