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있어

by 프롬서툰

그게 뭐 어때서?


자기 자신을 동정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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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었던 그 문장의 출처를 검색해 보니 같은 말을 한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아마도 자기 연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종류의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아프면 아픈 척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리도 내고, 몸도 사리고.


그게 뭐 어때서.





화가 나


어느새 타지에 계신 부모님은 한 달에 한 번 얼굴 보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저와 배우자에 더해서 이젠 아이까지 자신만의 일정이 생긴 탓에 조율이 어렵네요.


어렵게 시간을 내어 가겠다고 해도 이번엔 부모님이 만류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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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우리가 일이 있어서 안되겠다.

알고 보면 그때 당신들 중 누군가가 아파서 자식들 걱정시킬까 봐 오지 말라는 거였더군요. 자기 연민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분들이죠.


자식이 씩씩하면 대견한데 부모님이 씩씩하니 아프고 화가 납니다.





그냥 있어


뭐해?

제가 지금보다는 살가웠을 무렵, 그러니까 미혼이던 시절에 엄마와 통화를 하면 첫마디는 꼭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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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저는 열 번이면 열 번 다 이렇게 답하곤 했죠.


그냥 있어.


그냥 있으면 어떡하냐? 나가서 여자도 만나고 해야지.


이후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결혼 독촉. 지금은 그냥 있기도 어렵네요. 별일 없이 존재할 수만 있어도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뭐하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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