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플랜 비

by 프롬서툰
아,
오늘 망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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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직감했습니다.


부서장 방에선 이미 한 직원이 곤욕을 치르고 있더군요. 어제 다녀온 출장 결과 보고가 부서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 친구야, 적당히 신경 긁고 끝내. 나도 오늘 골치 아픈 보고 하나 해야 한다고.





매일매일 플랜 비


그러고 보면 참 더러운 구조입니다.


똑같은 보고 내용인데도 부서장 기분에 따라 무혈입성일지, 피를 볼 지가 갈리니 말이에요.


최근엔 부서장이 다이어트를 한 이후로 날카로워졌다는 설이 있더군요. 일리가 있었습니다. 저도 허기지면 예민해지거든요.


'오늘 부서장님 점심때 셰이크 하나 먹었대요.'


오호라, 그렇다면 오후에 계획했던 보고는 내일로 미뤄야겠군!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고


아까 부서장이 지시한 건
알아보고 있어요?

아침부터 부서장에게 깨졌던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네, 관련 부서 담당들한테 메일 뿌렸는데 아무도 회신 없네요.


저는 귀를 의심하고 다시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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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뿌렸다고?
다른 건 안 하고?

네, 답답합니다.


나 같아도 답 안 해주겠다.


네?


아쉬운 사람이 직접 찾아가야지 메일만 뿌려놓고 답 없다고 하면 어떡해요? 다들 당장 처리해야 할 문서랑 메일이 쌓여 있을 텐데.





그런 계산은 통하지 않는다고


1 더하기 1은?
2이다.

내가 요청하면?
답이 온다.

유토피아에선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더군요.


운이 좋다면 모르겠지만 100만큼 정성을 쏟아야 간신히 1이 돌아올 때도 허다합니다.


물론 그런 이상적인 세상이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잘해봐야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넘어갈 때쯤 끝이 났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비관주의자가 되라는 뜻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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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얻기 위해선 내 생각보다는 조금 더 애를 써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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