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괜찮아질 거야 / 반려 상처

by 프롬서툰

나 왜 아파?


왜 아프지?

불현듯 손가락 끝이 아파서 살펴봤더니 아주 미세하게 베인 흔적들이 있더군요.


0.5cm 이내의 길이로 불규칙하게 난 여러 개의 상처였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있나?


어디에서 다친 것인지 짐작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어요.




함정은 예상치 못한 곳에


제가 주말마다 하는 일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매일 챙겨 먹는 영양제들을 하루 분량만큼 소분할 수 있는 용기에 담아두는 것이죠.


그 용기에는 칸마다 요일이 적혀있어서 약을 먹지 않은 날을 바로 알 수 있어요.


거기에 담기 위해 알약들을 빼다가 포장재의 금속성 종이에 손가락 끝이 긁힌 모양이에요.




복선이냐, 액땜이냐


'하필 오늘 이러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이런 건 불길한 복선이던데.'


마침 어려운 논쟁을 해야 할 자리에 가야 했던 저는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밴드를 붙이고는 액땜한 거라 믿기로 했죠.


'그래, 복선이라기엔 너무 클리셰잖아.'


결과는?


아쉽게도 복선이 맞더군요.




곤경에 빠졌을 때 할 일


예상과 다르게 일은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의기소침하게 보낸 주말 저녁이었죠.


'이럴수록 잘 먹고, 잘 자야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되뇌는 말입니다.


그래야 내일의 내가 힘을 내서 또 싸울 수 있을 테니까요.


오늘은 푹 자고 일어나서 달리기도 하고 왔어요.




걱정 마


하룻밤 새 손가락의 상처도 많이 나았더군요.


아직 통증이 완전히 가시진 않았지만요.


뜻밖에도 그걸 보니 왠지 위안이 되었습니다.


'걱정 마, 괜찮아지고 있는 중이야.'


상처가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반려 상처


이걸 '반려 상처'라고 불러야 할까요?


앞으로 매일 나아가는 상처를 보며 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고 믿으려고 해요.


혹시 지금 아프고 힘드신가요?


여러분도 아마 좋아지고 있는 중일 거예요.


속도가 다를 뿐 우린 모두 필사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니까요.


그렇다고 일부러 상처를 낼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from surtune


https://blog.naver.com/surtune45/223919721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