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네가 가라면
내가 가야 되나?
아이가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화요일, 수요일은 출근을 못했습니다.
어제는 다소 머쓱한 기분으로 오랜만에 출근을 했죠.
부서에서는 그런 저를 위해 뜻밖의 선물을 준비해뒀더군요.
- 설 끝나면 3일 출장 가셔야 해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늬들은 구제불능이다
팀장은 부서장 지시라며 난처한 표정으로 이해해달라고 했습니다.
- 대충 사정은 알겠는데 기분은 나쁘네요. 만만한 저 집어넣은 거잖아요?
전후 사정을 들어보니 다른 부서원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다 빠지고, 그때 자리에 없는 저를 선택한 거더군요.
그렇게 해도 저는 웬만하면 군소리 없이 갈 거니까.
회사 사람들은 궂은 일만 보면 제 얼굴이 떠오르나 봐요.
돈가스
뜬금없이 돈가스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엔 돈가스 만드는 기술이 대단하죠?
저희 집 근처에도 유명한 가게가 있는데 식감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몰라요.
내가 먹고 있는 게 돼지고기가 맞나 몇 번이나 확인하게 될 정도니까요.
그런데 어제는 문득 눅눅한 돈가스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그야말로 '뜬금없이' 말이죠.
눅눅한 돈가스
갑자기 웬 돈가스?
그것도 눅눅한?
저 스스로도 영문을 알 수 없어서 그렇게 자문하게 되더군요.
왜 그 도시락 반찬으로 먹는 돈가스 있잖아요.
갓 튀긴 돈가스를 반찬통에 넣으면 열기로 인해 내부가 습해지고, 점심시간 때 뚜껑을 열면 눅눅하게 변해 있는 거죠.
너무너무 좋아하는 럭셔리한 반찬인데 도시락으로 싸가면 햄이나 소시지 정도의 레벨로 다운되는.
그래요, 엄마가 도시락으로 싸준 바로 그 돈가스.
그러니까 이유가 뭐냐고
마치 코 끝에 그 돈가스의 냄새가 나는 듯했습니다.
점심시간도 아니고 허기질 시간도 아니었는데도 말이죠.
아니, 그래서 왜 자꾸 돈가스 생각나냐고?
일을 하는 와중에도 그 생각을 곰곰이 하다가 마침내 답을 찾아내고는 헛웃음이 났습니다.
'나도 참, 엄마 보고 싶은가 보네.'
좋은 거만 보면 나한테 다 주려고 했던 엄마랑 아빠 말이에요.
내가 지금 야박한 인간들 틈바구니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탓일까요?
모쪼록 명절 연휴 동안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from surtune
https://blog.naver.com/surtune45/224032855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