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에 귀를 좀 열어봅시다"

지금 당신을 향한 사랑이 땅바닥에 구르고 있잖아요

by myownangle

마음이 회색으로 변할 때, 괘씸하게 귀도 닫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향한 수많은 응원과 칭찬이 잘 들리지 않아요. 동시에 스스로를 향한 목소리에도 부정이 더해집니다. 그런 상태로 일은 그대로거나 늘어나고, 일을 해내는 마음은 처참하죠. 일요일 저녁부터 우울해 지고야 마는.


최근 한 달 정도의 제 상태가 그랬습니다. 제 앞으로 떨어지는 일들이 많았고, 그럼에도 그 일들을 다 성심을 다해 잘하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소진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죠. 만약에 제 딸이 이런 상태라고 하면 저는 바로 퇴사하라고 할 텐데 말이에요.


가까이서 지낸 동료가 퇴사를 하면서 편지를 건네 주었습니다. 그 편지 속에서 저는, 곁에서 보면 볼수록 그 진가가 느껴지는 두꺼운 벽돌책 같은 사람이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그런데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더라고요. 그 편지를 읽고 고개를 들어보니 동료들이 선물해 준 피규어와, 좋은 연필과, 쪽지와, 인생 네 컷들이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저에게 전해준 응원이 떠올랐습니다.


회사 생활을 할 때는 "T"의 성향을 가지는 게 편하다고 하죠. 이성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액션 플랜을 설계하고, 전략의 유효성을 검토하고, 결과를 분석하기에는 그게 편하니까요. 저도 이 과정에 큰 무리가 없었고 어쩔 때는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향한 마음은 "F"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객관적 시각에서 나의 문제를 진단하기보다는 우선 나를 보듬는 감정을 가져보는 일.


"내가 나를 칭찬하지 않으면 누가 해줘?" 자존감 높은 사람들은 저 말을 달고 살더라고요. "쑥스럽지 않아?"라고 물으면 "뭐 어때?"라고 말하던 그 당당한 표정들. 그런데 그게 쉽지 않거든요. 그럴 때는 최소한 남이 나에게 해준 칭찬을 무시하지 말아 봅시다. 내가 느끼는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단정짓지 말고, 상대의 의도를 곡해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에요. 아 나는 깊이가 있구나, 기획력이 좋구나, 다정한 사람이구나. 그냥 그렇게.


번아웃이 와도 귀를 닫지 맙시다. 당신을 향한 무한한 응원과, 당신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새싹 같은 사랑을 못 본 척하지 말자고요. 밥벌이가 중요하긴 한데, 뭐 그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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