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리듬을 지키는 방법
“괜찮으면, 커피는 테이크아웃해서 잠깐 걸을까요?”
요즘 들어 회사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먹은 후 습관처럼 하는 말이다. 우선 날씨가 너무 좋은 탓이다. 그리고 걷다 보면 흐르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서 앉으면 아까 먹은 지방이 그대로 배에 찰싹 달라붙는 느낌이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걸으면 덜 쌓이는 기분이 든다. 몸 안에서 에너지들이 골고루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무엇보다 마음 가짐이 달라진다. 팀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말하며 가라앉기보다, 이제 막 피어나는 꽃과 낯선 건물을 만나며 한 없이 들뜬다. 동료와 나누는 대화도 조금은 밝아지곤 한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오후의 태도가 조금 더 온화하고 단단해진다.
그리고 걷다 보면 묘하게 내 두 발로 나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대견할 때가 있다. 나라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이 지나치게 힘들진 않다는 것. 크지 않은 내 두 발이 기특하달까. 퇴근해서 몸이 천근만근 같을 때도 집에 갈 때 최대한 걸어보려고 한다. 둠칫 둠칫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걷다 보면 퇴근할 때 마음을 어둡게 했던 시간들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그리고는 출근할 때 못 본 꽃과 나무들을 보면서 어유, 이렇게 피어나려고 애를 쓰네 싶어서 소중해진다.
정리하고 보니 걷기에는 명랑함의 힘이 있는 것 같다. 한 발 두 발 걸을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리듬 덕분인지, 반자동적으로 귀에 꽂는 이어폰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막연한 씩씩함의 기운이 뻗어 나간다. 그리고 그 명랑함은 나라는 존재 안에서 만들어진 힘이라 더욱 좋다. 버스를 탔으면 습관적으로 핸드폰 잠금을 풀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열어서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기쁨을 소비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혼자서 걸어가다 보면 대체로 나와 대화를 하며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래,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혹은 “다음에는 꼭 이렇게 대처해야지”하는 다짐을 한다. 긍정의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게 된다. 마치 일기를 쓰는 것처럼.
걷기에 더 없이 좋은 날이 이어지는 요즘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잠깐의 쉼을 잊지 않기. 내 두 발의 씩씩함을 응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