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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Nov 27. 2023

감사일기_23.11.27 월요일

호중구 수치가 낮고 간수치가 높아 밀렸던 5차 항암주사를 오늘은 모든 수치 프리패스로 감사히 맞았다.

바뀐 항암제는 2박 3일을 맞아야 해서 캐모포트에 연결해서 허리춤에 항암제를 달고 퇴원한다. 정말 나는 여러 경험을 해보는구나. 나날이 경험 부자야 감사합니다! 처음으로 항암주사실에 혼자 갔다. 혼자 가면 조금은 서글프지 않을까 했는데... 홀가분했다. 아산병원 지하는 없는 게 없다. 바뀐 항암제는 탈모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고 주치의 선생님이 너무나 조심스럽게 안내하셔서 괜찮다고 했다! " 머리카락이 대수인가요? " 표정이 밝아지시고 "그래요 진짜 정말로 훌륭하세요"라고 칭찬해 주셨다. 지금 이미 반년 넘게 파마와 염색을 못하니 어차피 난리난 머리이다. 그래서 혹시 빡빡이를 해야 하면 이곳에서 하려고 두리번거려 보았다. 내 아무리 긍정이어도 동네에서는 차마 밀 용기가 없다. 이곳은 수술 전에 머리 감겨 주고 마흔 넘은 나를 양갈래로 예쁘게 땋아 주신 곳이라 마음이 이미 풀려있어서 찜 해놓았다. '혹시 탈모가 와도 감사히 받아 드리자! 옆에 예쁜 가발 가게와 모자 가게까지 있잖아! 됐다 됐어' 혼자 오니 여유롭게 둘러보고 감사합니다~ 

못 데려다준 게 마음에 걸린다며 남편이 주사 끝나는 시간에 일을 마치고 데리러 왔다. 사실 캐모포트 실밥을 뽑고 항암주사실 대기의 연속으로 병원에 8시간을 소요했다. 점심을 굶어가며 맞은 터라 후달렸는데 우리 차로 편안히 둘이 외식까지 하고 귀가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집에 오니 엄마가 쉬시는 날이라 하교한 아이들을 간식 챙겨 주시고 학원 스캐쥴 봐주시고 빨래 요리 청소 다 해 놓으셨다. 항암제를 허리춤에 가방에 차고 돌아온 나를 보자 엄마가 울음을 터뜨리셨지만 금방 감사기도로 바뀌었다. 내 아무리 기도가 는다 해도 우리 엄마의 기도를 넘을 수는 없겠다. 믿음의 가정임을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엄마 괜찮아?"라고 물어 주는 것만으로도 "그럼 엄마 괜찮아" 예쁜 내 아이들 감사하여라.

수요일에 함암제가 다 들어가면 다시 가서 주사 바늘을 빼야 해요 하나님 모든 일정 지켜주세요. 감사감사합니다. 

아 맞다! 우산을 혈압계 재는 곳에 두고 8시간 만에 찾으러 갔는데 제자리에 있었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ㅎㅎ  감사합니다.


모든 것 감사함으로 받겠습니다 하나님, 주님 옷자락 붙들고 기쁨으로 감당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부활하신 예수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여호와는 나의 힘과 나의 방패이시니 내 마음이 그를 의지하여 도움을 얻었도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크게 기뻐하며 내 노래로 그를 찬송하리로다.      -시편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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