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나 한 번 더 나누자 할래
나 자신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보게 될 때가 있어요. 현미경으로 보면 확대가 되어서 시야가 좁아져요.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갑자기 급격히 줄어들죠.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저 같은 경우에는 지금은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모종의 집착이 있어요. 잘은 모르나 심리학에선 이를 인지적 종결 욕구라고 부르더라고요. 인지적 종결 욕구는 모르는 상태가 불편해서 빨리 결론을 내리고 싶은 마음인데요. 다들 아시겠지만 저희의 마음이란 게 한 번에 정리되지 않잖아요. 계속해서 질문이 솟구칠 때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잠시 멈추고 환기해야 한다고 여기는데요. 다른 건 잘만 미루면서 자기 자신을 파고드는 건 잘 못 미루는지 기운이 빠지고 나서야 느낀답니다. 아, 지금은 알 수 없구나.
현미경에서 눈을 떼고 나면 세상의 소리가 잘 들리기 시작해요. 이번에 도움을 받은 곡은 양양의 <이 정도>라는 노래입니다. “그대가 나에게 더 빨리 오라고 하면 웃음이나 한 번 더 나누자 할래“라는 가사가 특히 좋았어요. 생각 많고 느린 저 자신을 그래도 어느 정도 받아들였다고 여기며 살아가다가도 어느 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화들짝 놀라고 속수무책 흔들린답니다. 제 안에 있는 불안이 깨어난 거지요. 다시 한번 마음의 난기류를 빠져나오면서 생각했어요. 이건 일인분의 선택이구나. 내가 원한다고 한 것들이 정말 내가 원한 건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내 삶의 우선순위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나의 배팅에 따른 결과를 책임질 준비를 하게 해주는 과정을 겪는 거죠.
모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내 머리 위에 있는 밤하늘의 별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때때로 뒤척일지도 잠시 떠올려보고요.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든 질문들이 어느새 멀어졌네요.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나 자신과 친해지는 게 먼저라는 마음, 많은 부를 이루기보다 오늘을 충만하게 마주하고 싶다는 마음을 보다 아끼고 싶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자기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날에 계신 분이 있다면 조금씩 스스로를 멀리서 바라보시라고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별 것 아니지만 가장 쉬운 방법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일인 것 같아요.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 충분한 모름을 허락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 무탈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