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윤헌 Apr 04. 2024

참사랑

창덕이 세령과의 관계를 인정했다. 1박 2일의 불륜 여행도 인정했다. 

인정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이 부부의 외도이다. 

일주일 정도 냉전을 끝내고 창덕과 현숙이 진지한 대화를 한다. 

우선 현숙은 반성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자고 했다. 

창덕은 부부간에 금도를 깬 것은 미안하고 죄송하지만, 재발 방지는 어렵다고 버티었다.

참 뻔뻔한 창덕이 태도지만 창덕의 입장에서는 이번 여행이 불나방의 하루살이 사랑이 아니라 짧은 시간이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진실하고 참된 사랑을 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창덕의 인생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현대 사회에서 부부만의 성이 정당하다는 것은 시대에 너무 뒤 쳐진다는 것이다. 

부부가 백년해로하며 자식들 잘 크고 부와 명예가 따르면 좋겠지만 부부가 30년 이상 살다 보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 개인의 사적인 문제도 존중해 주어야 하고, 개인의 성(性)적 취향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통적 관습에 얽매인 가정의 틀과 부부간의 약속에만 너무 매달려 개인의 행복을 저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래서 현숙에게도 좋은 사람이 있으면 사귀어 보라고 권했다.

그러자 현숙은 무슨 개 거지 같은 말을 늘어놓는다고 집안이 시끄럽게 울고불고한다.

남편이란 사람이 마누라를 바람피우라는 사람이 “인간이냐? 개새끼지!” 하면서 창덕의 말문을 닫게 했다.

현숙은 이런 사람과 40년 가까이 같이 한 이불 속에서 살았다는 것이 너무 원통하다고 했다. 불륜은 추잡하고 더럽다며, 부처도 돌아눕는다는 행위를 하고도 입은 살아 자기변명만 늘어놓는 뻔뻔한 창덕을 질타했다. 늙어서 애들 보기 창피하여 이혼하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는 참을 수 없다며 울분을 터트린다. 그래서 둘은 애들의 의견을 들어 보기로 하고 애들 만나는 그날까지 휴전하기로 했다. 

 현숙이가 현실적으로 창덕에게 패널티를 줄 것이 별로 없다. 세탁이야 세탁소 갖다 맡기면 되고 밥은 평소 집에서 먹는 경우가 별로 없다, 아침은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차려주었지만, 많이 먹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창덕은 평소에 아침 조금 먹고 출근하면 점심, 저녁을 집에서 먹는 경우가 한 달에 몇 번 정도였다. 창덕은 냉전 중에 새벽같이 회사를 둘러보고 식당을 점검하며 밥도 조금 먹는다. 그 이후 오히려 식당이 간부회의장이 되었다. 창덕은 자기 사생활로 공장 임원들을 괴롭히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코로나 정국에 수출이 잘되어 물량 확보가 관건이라 임직원들이 눈치채지 못했다. 다만 회사에 일이 많아 회장이 바쁘게 다닌다고만 생각했다.     

 아이들과 약속한 토요일이 왔다 화왕산 자락에 펜션을 예약해 두었다. 창덕과 딸 부부와 외손자 둘이 같은 차를 타고 현숙은 아들 부부와 손자 손녀와 같이 타고 펜션으로 갔다. 왜 갑자기 가족 여행을 왔는지 이유를 모르는 아들 부부와 딸 부부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별것이 없는데 왜 갑자기 집이 아니라 펜션으로 왔을까? 손자, 손녀, 외손자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있는 것이 신이 났다. 

 저녁을 화왕산 송이버섯 삼계탕으로 먹고 펜션으로 와 아이들이 자기를 기다렸다. 아들이 간단하게 술상을 차려 6명이 둘러앉았다. 현숙이가 먼저 울면서 말을 끄집어낸다. 

현숙은 창덕의 그동안 행적을 비교적 객관적 시각에서 이야기했다. 줄곧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말은 차분하다. 마음속으로 정리가 다 된 모양이다.

너희들 생각을 듣고 싶다고 했다, 

창덕도 자유주의 사랑 관을 이야기하려다 말고 죄인처럼 묵묵부답으로 앉아 있다. 

아들 부부와 딸 부부는 우리 엄마 아빠가 잉꼬부부라 생각하고 자기들도 그렇게 살자고 맹세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외도하여 이혼한다니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아들이 소주를 한잔 마시며 우리에게 시간을 좀 달라며 아내 손을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딸도 약간 울먹이며 남편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갔다, 넓은 거실에 두 부부가 뎅그런 이 어색하게 앉아 있다. 창덕이 손을 들어 소주를 큰 컵에 따라 물 마시듯 벌컥벌컥 마신다. 

현숙도 평소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는데 오늘은 맥주 한잔을 단숨에 마신다. 

현대의 자유주의 연애론을 무장한 창덕은 좌불안석이다. 

자기는 세령의 관계가 불륜이 아니고 사랑이라고 지금도 굳은 신념처럼 믿고 있지만, 현재는 힘이 들었다. 30분 정도 지니자 아들 부부와 딸 부부가 동시에 거실에 나타났다.

딸이 먼저 이야기해도 되느냐고 묻는다.

“내 생각에는 아빠 엄마의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살면서 두 분이 경거망동하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기에 두 분의 뜻이 명확하다면 우리 눈치는 볼 것 없었으면 합니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평상시에 늘 대비한 것처럼 이야기한다.

아들이 부부끼리 상의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엄마, 아빠의 확고한 신념에 의해 행한다면 내가 두 곳에 인사 다니는 불편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번거로움이 없으면 좋겠지만, 엄마 아빠의 행복이라면 번거로움도 감수해야죠. 그런데 손자 손녀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따로 살면 싫어 할 것 같아요. 두 분의 뜻에 따르겠지만, 우리 애들 데리고 갈 때나 우리 애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원할 때는 자금처럼 연기라도 좀 해 주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내가 답을 한다.

“우리 늙은 부부의 죄가 크다 그냥 조용히 끝내려고 했는데 너희 의견이라도 들어 보고 싶었다. 너희들이야 이제 가정을 가진 사람이라 눈치는 안 보였는데 우리 강생이들은 신경이 쓰였다. 이제 우리 부부가 알아서 할게. 좋은 의견 주어 고맙다”

창덕이 무슨 말을 하려다 자식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마음에 입을 상처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져 온다. 말은 저리 해도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참 금지옥엽으로 키우고 지금도 단란하게 사는 모습이 너무 좋아 내가 참 인생을 잘 살았다는 자부심이 있는데 자기의 고귀한 사랑 때문에 주변의 가족이 너무 피해를 많이 입는다 생각하니 또 가슴이 저미어 온다, 소주를 한잔 더 마시며 “고맙고 미안하다” 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엄마 아버지의 문제로 심각할 것 같았는데 창덕이 들어가자 5명을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하하 호호한다.     

 한잠도 못 잔 세령이 아침상을 차리자 신랑이 서재에서 나오더니 행하게 출근해 버린다.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들에게 고백해 볼까? 생각도 했다, 세령은 아직 손자는 없고 딸도 미혼이다. 24살에 결혼하여 아들 낳고 9년 뒤에 딸을 낳았기에 딸은 작년에 취직하여 서울에 살고 있다. 그냥 딸에게 갔다가 와 버릴까? 생각도 해 본다.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제저녁에 왜 그런 말씀 하시고 아침에도 그런 행동을 합니까? 이야기라도 들어 봅시다” 한 시간 뒤에 “ 시끄러워 너 같은 사람하고는 이야기 안 해” 답장이 왔다. 

장문의 문자를 보낸다. “ 당신 사업에 도움 될까 봐서 홍창덕이란 사람과 골프 치러 갔는데 뭔 바람을 피웠다고 난리입니까? 내가 평소에 다른 남자와 바람피울 사람으로 보입니까? 내가 남편에게 이야기 안 하고 골프 치러 갔다 온 것이 죄가 되어서 아무 대꾸하지 않았더니 진짜 이상하게 생각하네. 무슨 증거로 사람을 짐승 취급하고 그럽니까? 정 그러시면 서울에 가 있겠소. 꺼지라는 말 듣고 황당하지만 참았는데 이제 더는 못 참아요.” 

이외로 빨리 답장이 왔다.

“저녁에 집에서 이야기하자”

세령은 종일 자기의 거짓 명백함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작성한다. 

틈틈이 창덕의 얼굴이며 이틀 동안의 멋진 모습이 망막을 스쳐 가고 빙긋이 미소를 띤다.     

 저녁에 7시 정도 되자 남편이 퇴근했다. 신협 이사장이라 출근도 자유롭고 퇴근도 자유롭고 일주일에 3일은 골프 치러 다니는 사람이다. 

둘이 식탁에 앉았다. 

남편이 먼저 말문을 연다.

“아까 문자의 내용이 사실인가?”

“내가 거짓말하면 이 자리에서 죽어도 됩니다. 내가 바람피울 사람인가요?”

“37년 같이 살면서 아내를 그렇게 못 믿었으면 불안해 어찌 살았을까? 불쌍하네.”

오히려 세령이 남편을 공격한다.

“그런데 왜 남자 팔짱을 끼고 그라노. 내하고도 팔짱 잘 안 끼 잔어.“

”누가 찍은 사진인지 몰라도 내가 걸어가다 넘어지려고 해서 팔을 잡아 준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뭔 남자의 팔짱을 끼고 다닌다고 그런거야. 욕 나오네“

평소 세령의 말투보다는 좀 더 공격적이다.

”지금까지 살림만 살다가 당신이 부부 초대하여 골프 칠 정도로 거물이면 나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누가 그런 거 시키더노. 시키지도 않은 일을 왜 하는데“

”내 골프 솜씨 보고 잘 친다며 한번 치고 싶다고 해서 친 거지“

”이번에 느낀 건데 영업은 여자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끄럽다마. 이런 곳에서 마누라 앞세워 사업 확장 일없어. 앞으로 내 말대로 해라. 약속할 수 있나?“

“무슨 약속을 하는데. 앞으로 그런 일 안 하면 되지.”

“안돼. 남의 남자 팔짱 끼는 것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 앞으로 골프를 치러 가든 여행을 가든 반드시 내 허락받아서 다녀. 6개월 동안 근신이다. 차 키도 압수하고 핸드폰도 수시로 점검한다.”

세령은 어안이벙벙하였다 적극적으로 변명하고 싶지만, 양심에 찔려 적극적으로 악다구니를 치지 못했다.

“내가 당신 허락 없이 골프 치러 간 것은 잘못 인정하는데 너무 심한 것 아니야!”

“그래 그럼 애들 며느리 오라 해서 이것이 심한지 안심하는지 토론 해 볼까?”

“시끄러워요. 뭔 애들에게 그런 말을 해. 부부 문제는 부부끼리 해결해야지”

“핸드폰 내놔봐. 점검하고 전화번호 지울 것 지우게”

“내가 지우면 되잖아. 내가 지울게”

“지금 봐야 불륜 현장을 잡을 수 있는데. 내가 애들 봐서 하루 연장해 준다. 내일 핸드폰 가져와“

세령은 깊은 한숨을 소리 없이 내쉰다. 신랑이 무지막지(無知莫知)하지 않아 좋다.

세령은 남편을 정말 사랑했다.

외모가 출중하지는 않지만 자상하고, 성실하고, 돈도 잘 벌고 인간관계도 좋아서 창덕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남자는 남편밖에 없었다. 다른 남자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창덕과의 운명적인 사랑이 왜 괴로울까? 

하나님에게 질문해 보고 싶다. 

왜 인생에는 꼭 고진감래의 원칙을 따라야 하도록 인생 규칙을 만들었을까?

즐겁고 좋은 일을 계속 즐길 수 있으면 하나님에게 더 감사해서 교회도 다닐 것 같은데, 

꼭 좋은 일에 고통을 가미하느냐고 항의해 본다.

남편이 마지막 펀치를 날린다.

”너만 믿는다. 언제나 조숙한 너의 모습이 좋았거던!“

”앞으로도 내 마누라에 딱 맞는 도덕성과 품위 있는 행동으로 삶을 살아다오.“

참 이상한 일이다.

부부싸움에서 남자가 유리한 입장에서 시작해도 끝은 늘 여자가 이기게 되어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덤비는 남자는 바보다. 남자는 싸움의 원인을 하나로 집중하면 여자는 싸우는 중에 평생 잘못한 것을 다 끄집어 오기에 부부싸움에서 남자가 아내를 이기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그것보다 더 어렵다. 세령의 남편은 현명한 것 같다. 

둘의 대화를 끝내고 이 일을 일단락 지웠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남편은 서재로 갔다. 

 세령은 남편의 핸드폰도 같이 검사하자고 떼를 쓸 걸 하며 잘못했다고 후회한다. 이제 창덕과 카톡을 끊으면 관계가 모든 것이 단절된다. 갑자기 세상이 막막해지고 방안이 좁고 가슴이 가빠온다. 얼른 창덕의 카톡에 문자를 보낸다.

”오빠 오늘부로 카톡이 끝이 될 것 같아요. 오늘 남편과 아무 일 없는 것으로 해결했으나 이제 어디 가든 남편의 허락받고 차 키를 받아야 하고 핸드폰도 수시로 검사하기로 했어요. 나 이제 오빠 번호도 카톡도 모두 지워야 해요. 어쩌지?“

조금 후 카톡이 왔다,

”세령씨 괜찮아요. 당분간 자제하고 내가 카톡하고 남편 없으면 같이 카톡하고 남편이 옆에 없으면 카톡에 접근하지 말고 나가기로 해요. 우리의 사랑은 하나님도 못 막아요. 세령 씨 사랑해요♡“     

 위기의 주부라 했던가? 남편에게 그렇게 심하게 문책당하고도 창덕과 카톡 하면서 행복에 겨워 못 살겠다는 표정이다. 세령은 창덕의 모든 것과 남편이 의심될 만한 번호는 삭제했다. 골프 모임의 전화와 카톡만 남겨두었다. 

 세령은 창덕의 전화번호를 지우자 가슴의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방안이 답답하여 거실에 나오자 거실도 답답하다. 고함을 쳤다. 남편이 서재서 나와 물끄러미 쳐다본다. 이리 뛰고 정리 뛰며 머리를 잡고 흔들어 보아도 별 대책이 없다. 가슴만 답답하다.

”왜 그래.“

남편이 소리쳤다.

세령은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아파트 23층에서 뛰어내리고 싶다. 창문을 열어도 창틀이 있어 나갈 수 없다. 이쯤 되자 남편도 심각함을 느끼고 세령을 잡아 흔든다. 세령은 남편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갔다. 

승강기를 타자 더 답답하다. 20층에서 내려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남편이 놀라 따라 나왔지만, 엘리베이터는 20층에 머물러 있다. 남편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사람이 우선인데 내가 너무 심하게 다그쳤나 후회도 해 본다. 

바람피워도 그냥 놔둘걸. 이러다가 마누라 죽는 것 아니야 하면서 엘리베이터로 1층에 내려갔다. 아파트단지 광장을 찾아다녀도 세령은 보이지 않는다. 

세령은 20층에서 계단으로 내려와 찬 바람을 맞으니 가슴 답답함이 좀 줄어든 기분이다. 

아파트 중앙 광장에 큰 정원을 뛰기 시작했다. 

흡사 정신 나간 미친 여자 모습이다. 

세령을 한참 찾던 남편이 맞은편을 보니 정신 나간 여자처럼 헐떡거리며 뛰는 여자를 보니 세령이 아닌가? 반갑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세령을 불렀지만 쳐다보지 않고 막 뛰어다닌다. 평소 골프로 단련된 체력이라 그런지 지치지 않고 뛰고 있다. 

남편은 조용히 세령의 뒤를 쫓아간다. 

그렇게 30분 정도 뛰어다니더니 편의점으로 간다. 

청심환 하나 마시더니 집으로 돌아간다. 

소리치고 뛰어다닌 시간이 한 시간 조금 넘었다. 

세령은 공황장애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다. 

처음 겪어본 경험이다. 

세령의 남편은 앞으로 세령에게 간섭이나 어떤 통제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잘못 문책하다가는 온 국민의 웃음거리, 조롱거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령의 남편이 상상력을 해 본다.

신문 1면에 큰 글씨의 제목이 ‘부산에 신협 이사장 부인이 ×× 하였다.’

세령의 남편 등골이 오싹하며 땀이 난다.

세령이 올라간 승강기를 한참 바라보다가 타고 올라가서 집에 가니 집안이 조용하다.

불길한 예감에 방문을 열어보니 침대에 곱게 누워있다.

확인해 보니 눈만 감고 있고, 살아있다.

세령이 바람피웠다고 생각하니 미칠 것 같고 동네 창피하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내 손으로 죽여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그냥 교통사고 당하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남편이 이제 세령이가 살아주어 고맙다고 부처님을 마음속으로 기리며 합장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참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