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윤헌 Dec 12. 2023

고전에서 찾는 현대인의 삶의 지혜


고전에 찾는 현대인 삶의 지혜


 인류는 주어진 주변 환경을 개발하고 변형하여 삶의 편리함과 안락함, 풍요로움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해 왔다. 이 과정이 곧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도구를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따라 역사를 분류하여, 타제석기, 마제석기와 불의 발견에서 오는 청동기 시대와 불의 세기 즉 화력이 높아짐에 철기 시대가 도래함을 볼 수 있다. 도구의 사용과 주변 환경적인 것의 변혁을 통해 인간의 취약점이나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였고 그것이 인류의 발전, 진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지혜가 축적되면서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인간이 추구하던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였고 인간들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수정 보완하고 있다. 인간을 에워싸고 있는 주변 환경도 끊임없이 변형하여 인간들의 도전을 응징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자연재해와 전염병의 발생이다. 인간의 역사를 통해 한세대를 평화롭게 태평성대를 구가할 수 있도록 놓아두지 않은 것,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서양 사회에서는 고대로 갈수록 인간이 중심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 식물은 동물을 위해, 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라고 주장한다. 이런 인간 중심적 사상(思想)을 ’ 신의 섭리(攝理)’라고 응원하기도 한다. 한발 더 나아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네 땅을 관리하라.”라는 성경 구절을 곡해하여 자연을 고문해서라도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어 인간에게 편리하도록 자연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인간 중심적 사상을 기반으로 과학기술은 비약적 발전을 했고, 인간의 삶도 편리함과 풍요로움으로 채워졌다.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인간의 필요에 따라 동물의 의무와 권리를 주장한다. 소위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나라에서는 공감대도 형성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과도한 비료와 농약의 사용이 인간의 ‘먹거리’를 위협하기도 하고 과도한 축산 정책으로 초지(草地)가 황폐해지고 무생물인 땅도 오염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최근에는 생태계 전체가 인간의 도구적 수단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환경보호, 환경보전, 환경친화적이라 말이 우리 삶에 아주 친숙한 말이 되고 실생활이 되었다.     

 전염병이 인류의 행복함에 큰 재앙이 되었다.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병으로부터 고통도 최소화하는데, 비교적 선방했지만, 전염병은 끊임없이 변형되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독감, 장티푸스. 콜레라, 결핵, 천연두, 홍역 등 수많은 전염병이 창궐하여 인류의 목숨을 대량으로 앗아갔지만, 인간의 시기적절하게 대처 방법을 모색했고, 예방접종을 통해 부분적으로는 완전히 박멸하거나 그냥 일반적인 감기 정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럽 인구의 1/3을 감소시킨 페스트(흑사병) 같은 Pandemic(팬데믹:전국적인 유행병)은 최근에 자주 일어나고 있다. 10년 사이에 무려 팬데믹이 3번이나 일어났다. 사스(SARS : 2003년), 신종플루(H1N1 : 2009년), 메르스(MERS : 2012년)이다. 그래도 인간들이 슬기롭게 잘 이겨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10개월이 흘러도 백신은 나오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더 유행하고 있다. 의료기술이 세계 최강인 미국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 명 이상이 죽었다고 한다. 월남전과 한국전쟁에서 죽은 미국 병사의 2.5배이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인간이 그토록 자부하던 과학기술의 충족감을 비웃는 듯하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인간의 힘 즉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겨낼 수 없는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다. 예를 들어 태풍이나 지진, 해일, 큰 장마, 큰 가뭄, 산불 등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 줄 모르고 한번 발생하면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전염병도 발생 이전에 예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학기술을 맹신하다가 벌어지는 인류의 참변은 예측하여 막아야 한다. 지구 온난화, 환경오염, 동•식물의 멸종, 미세먼지, 사막화, 유전자 조작 등 인간의 오만함에서 오는 일을 무방비 상태에서 맞이해야 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고전에서 답을 찾아보자. 인간의 영특함으로 자연의 비밀을 풀어내어 인간의 편리함과 풍요로움으로 환호하는 인간의 무지(無智)함과 오만을 꾸짖는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의 가르침을 알아보자.     

 도덕경 26장을 잠시 인용한다. 重爲輕根, 靜爲躁君. 是以聖人終日行, 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柰何萬乘之主而以身輕天下. 輕則失本, 躁則失君(무거움은 가벼움의 뿌리가 되고, 고요함은 들뜸의 주인이 된다. 그러므로 성인은 온종일 다녀도 무거운 수레(생존에 필요한 물자에 무게 중심을 둠)를 벗어나지 않는다. 비록 영화로움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하여도 한가하게(그것에 들뜨지 않고) 초연(고요)하다. 어찌 만승(萬乘)의 주인(천자)인데 자신의 몸을 천하보다 가볍게 여기겠는가? 가벼우면 근본을 잃고 들뜨면 주인을 잃는다.) 


 장자의 외물 편에 일부를 인용해 보면, 老萊子曰:「夫不忍一世之傷而驚萬世之患, 抑固窶(루)邪, 亡其略弗及邪? 惠以歡爲鷔, 終身之醜, (노래자가 말했다. “그대는 한 시대의 혼란을 보고 참지 못해 일을 꾸미다 앞으로 만 세대에 닥칠 재난을 가벼이 보고 있소. 원래 고루해서 그렇습니까, 아니면, 지략이 미치지 못해서인가요? 남에게 환심을 사서 오만한 것은 죽을 때까지 부끄러운 일입니다.)     

 노자는 만승(萬乘)의 주인이 가벼움과 들뜸에 집착하면 근본과 주인을 잃는다고 했다. 자연(自然) 일부분으로 인간의 존재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 노자는 인간들의 일 하나하나에 신중할 것을 당부하는 글로 보인다. 지혜는 가볍고 지혜로우면 사람이 들떠 있게 마련이다. 근본이 무거움과 고요함이니 섣불리 가볍게 들뜸으로 나대지 말 것을 가르친다. 장자는 더 구체적으로 앞길을 제시한다. 한 시대의 혼란을 참지 못해 일을 꾸미다 보면 만세에 닥칠 재난이 일어난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과학기술 시대의 많은 문제점을 시대가 흐른 뒤 무엇으로 대처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가기 전에 반성하는 지혜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대체해야 할 것으로 본다.     

                                             2020. 9, 23 憲           

작가의 이전글 고전의 지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