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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헌 Dec 27. 2023

봉사(奉仕) 활동

봉사(奉仕) 활동     

 인간이 살아가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보편적으로 봉사활동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봉사에는 재능 기부, 기여금, 노력 봉사, 관용, 약자에 대한 배려 등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모든 행위 활동을 봉사로 규정하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존경심, 경외심까지 들기도 한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말년에 봉사활동 하는 대표적인 사람이 빌 게이츠나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보면 대단한 분이라고 칭송하고 싶다. 또한,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않아도 평생 봉사활동을 한 테레사 수녀님도 우리의 존경 대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자기 땅에서 편하게 살 수 있어도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태석 신부님도 귀감(龜鑑)의 대상이다. 서양에서는 자본주의 역사가 길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정착되어 봉사활동이 많은 것이 특징이나 우리나라는 60대에서 70대 사람들은 6.25 전쟁 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태어나 자수성가(自手成家)로 출세한 사람이 많고 학교 교육도 수월성 교육과 경쟁에서 이기는 교육이 절대적이었기에 남을 위한 봉사 정신을 함양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에 사회적으로 출세한 사람이 봉사활동이 적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힘들게 산 노부부나 김밥 할머니들이 전 재산을 사회에 쾌척한 일이 있어 가끔 가슴을 훈훈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고등학교 동기 중에 목수 일을 하면서 재능 기부로 필리핀에 갔다가 항문이 막힌 아이를 발견하고 대구에 있는 항문외과 전문의(專門醫) 친구에게 고쳐 줄 수 있느냐 타진하여 경북대학교와 힘을 합쳐 항문을 만드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다시 필리핀으로 돌려보내려니 환경이 열악하여, 한 달에 30만 원 정도 후원하여 4년은 지나야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하여 고등학교 동기들이 힘을 합쳐 한 달에 5,000원씩 부담하여 지원하기로 한 일이 있다. 아직도 내 통장에서 매월 15일이면 5,000원씩 자동이체 된다. 나름 사회적 일원으로 조그마한 봉사를 한다는 의미에 기분이 좋다. 국제적이지는 않지만, 소소한 봉사활동으로 큰 공장을 준공하는데 축하 화환이나 화분을 받지 않고 대신에 농협 통장으로 현금을 받아 주변 노인에게 쌀을 보내는 훌륭한 친구가 있어 성의를 표시했다. 모두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멋진 행동이다.     

 우리나라도 봉사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고등학교 때 봉사활동이 점수화되어 대학 입시에 반영된 때가 있다. 지금도 봉사활동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고 있지만 몇몇 특별한 학생을 제외하고는 형식에 치우치고 대학에서도 그리 중히 여기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봉사활동을 교육에 집어넣은 것은 매우 좋은 교육 정책임에 틀림이 없고 현재도 확실한 봉사활동이 인정되는 학생은 대학 입시에 가산점을 주어 졸업하고 사회에 봉사활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에 예를 들어 보자. 딸이 고등학교 입학할 즈음에 봉사활동이 필요하다는 정책에 따라 엄마가 딸의 봉사활동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노인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적십자 봉사활동 기관에 가입하여 봉사활동을 했다. 딸과 아들은 그 당시 토요일 수업이 있어 일요일에만 할 수 있으나 일요일은 점심을 제공하지 않아 방학 때만 봉사활동을 했지만, 아내는 줄곧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봉사활동에 빠지지 않으려는 아내 모습이 아주 아름답다.

 딸은 대학에 입학하여 재능 기부로 배움 교실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했다. 저소득 학생에게 무료로 공부를 가르쳐 주는 일인데 잘 알아듣지 못하는 학생에게 설명을 오래 하다 보니 늦은 밤까지 하고 택시 타고 집에 오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불평 없이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 배움 교실에 참여하는 대학생이 소위 일류대학과 강남 부잣집 자식들이 많다는 소식을 접하니 우리나라도 앞으로 빌 게이츠나 카터 같은 훌륭한 분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뿌듯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취직하여 봉사가 어려우니 후원금을 몇 군데 기부하는 것은 볼 수 있다. 아들은 엄마 따라 밥 봉사 다니다가 대학 들어가서는 봉사 동아리에 들어가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열심히 하지 않은 동아리 친구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한다고 한다. 자기 혼자만 잘살려고 하지 않고 남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노력하는 자식을 보니 내가 가정교육이 잘못되지 않음에 기분이 좋아진다.      

 봉사활동은 ‘무주상보 시(無主相布施)’를 선호해야 한다. 우리 학교에 오래전부터 장학금을 지급하는 스님이 있다. 매년 5명의 불우한 학생에게 제공하는데 절의 규모가 아주 작다. 신도가 많아야 시주금이 많이 생기고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장학금으로 쾌척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스님은 아무 조건 없이 장학금을 지급한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찾아오느냐고 물어보니 무주상보 시(無主相布施)라 하신다. 종교의 계율을 직접 실천하시는 스님이 존경스러웠다.     

 봉사활동이 쉽지는 않다. 특히 나 같은 자수성가형은 무료로 무엇을 한다는 것이 어렵다. 그래도 작은 일지만, 꾸준히 남을 돕는 일에 정진했다. 경제적으로 도움도 주어 보았고 학생들과 육체적 노력 봉사도 하고, 학급의 가난한 학생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이제 좀 더 큰 목표를 설정하여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아프리카나 오지(奧地)에 가서 목숨 걸고 해 보고 싶지만 아직은 마땅한 장소가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눠주는 봉사가 제일 좋을 것 같은데 장소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젊은 선생님이 술을 한잔하면서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폐교를 구하여 사회 부적응 학생들 교육 기관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곳 교장으로 나를 초빙하고 싶다고 한다. 최고의 찬사다. 젊은 선생님이 처음 우리 학교 부임할 때 내가 인성 부장하고 이 선생님이 학교폭력 예방 담당을 하면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베푸는 모습에서 교사의 목표가 생겨났다고 한다. 교장이 아니고 지킴이라도 좋고 무급이라도 좋다. 그런 기회가 오면 좋은 것 같다.     

                                   2019. 12. 2 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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