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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헌 Jan 02. 2024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우리는 고위 공직자나 혹은 사회 저명인사 중에 원칙주의 또는 원칙론자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언론에 보도되어 약간의 객관성이 인정되면 가까운 사람은 몰라도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사람은 존경까지 한다. 특히 법관 출신은 외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원칙대로 법을 적용하여 국민의 감정 정화를 시키면 국민 팬이 생기기까지 할 정도로 국민이 흥분한다. 우리나라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 대법원장이 재판의 독립만이 원칙을 고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몸소 실천하여 그 명예와 신뢰가 손자인 김종인 씨에게도 이어져 매번 선거를 치르면 선대 위원장으로 모시기를 각 당에서 경쟁적으로 한다.      

 원칙이란 무엇인가? 명사로 쓰일 때는 “많은 경우에 두루 적용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고 논리적으로 사용될 때는 “다른 여러 명제가 도출되는 기본명제”라고 풀이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원칙주의’ ‘원칙론자’를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대로 하려는 사상 또는 사람이라고 표현된다. 원칙은 지속성과 공평성을 기본조건으로 한다. 지속성은 사건마다 다르게 일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대, 같은 공간, 같은 사건이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함을 말하고 공평성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되어야 한다. 그래서 법이 존엄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소피스트의 주장을 인용하지 않아도 똑같은 시공간에 똑같은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지속성과 공평성을 기본 가치로 삼는 원칙의 적용은 어느 곳에도 할 수 없다. 그래도 보편성, 근접성, 포괄성을 내세워 원칙을 적용한다. 법정의 판결이 원칙의 기준이다. 그러나 ‘법망이 거미줄과 같다.’라는 비아냥을 들은 지 오래되었다. 거미줄은 조그마한 벌레는 잡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새는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권력과 힘이 있는 사람은 법망을 빠져나가고 힘이 없는 서민만 법 적용을 받는다는 볼멘소리다. 여기서 원칙의 허구성이 도출된다. 원칙을 적용함에 모두 공평하게 지속해서 적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식에게 사랑을 똑같이 나누어 준다고 생각하지만, 편애를 많이 한다. 물론 공평하다는 것이 산술적 평등이 아니라 가치론적 최고점의 적용이라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부모들이 편애를 많이 한다는 통계이다. 가정을 떠나 사회 일반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관계에 따라 천차만별로 자기의 원칙이 적용된다. 그러면서 모든 사상(事象)에 공평하게 원칙적으로 적용한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모두 자기 이익이나 편리성이 기준이 된다. 그것을 원칙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의 인간관계에 적용된다.      

 모든 일에 기준을 하나로 두고 모두 공평하게 지속해서 적용하는 위험성도 있다. 원칙의 허구성에서 살펴보았듯이 한 원칙을 모든 일에 공정하게 적용하는 것이 현실성은 없지만 비슷하게 적용하면 원칙을 적용했다고 판단한다. 비슷하게 적용하여도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기에 그 극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롤스(Rawls)는 정의론에서 최소 수혜자에게 최고의 혜택을 적용하라고 권장한다. 즉 원칙을 적용함의 바탕에는 배려와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 미국의 ‘라 과르디아’ 공항이 있는데 그 이름의 주인공이 뉴욕시장을 지낸 피오렐라 라 과르디아인데 법관 시절 판결이 유명하다. 할머니가 빵을 훔쳐 절도죄를 판결하면서 벌금 10$를 부과하며 할머니의 애처로운 처지를 고려해 자기가 10$의 기부금을 내어 주고 방청석에 있는 사람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며 50센트 기부를 요구한다. 사회적 책임도 필요함을 본보기로 보여준 일화이다. 법관을 퇴직한 후에 뉴욕시장이 되어 대공황을 이겨낸 뉴욕시장으로 유명한 분이다. 판결로 원칙을 지키면서 사랑과 배려로 사회적 책임까지 일깨우게 한 유명한 판결이다. 죄지은 사람은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이면에 사회적 책임이나 배려가 우선임을 볼 때 원칙의 허구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     

 보통 원칙주의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원칙은 어떻게 적용되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가 상대에게 베풀기 싫거나 남을 배려함이 없을 때 사용하는 것이며 자기 고집대로 자기 것을 하려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가 바쁘지 않음에도 남에게 바쁘다는 핑계로 상대에게 최선이나 배려를 다 하지 않고는 늘 바빠서 못 했다고 변명하는 사람들 모습에서 해답을 찾는다. 우리가 가정에서나, 직장생활에서나 아무리 바빠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어떻게 든 짬을 내서 다하는 것이 통상적인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원칙을 내세우는 것은 결국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상대에게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상투적으로 쓰는 말이 된다.     

 원칙의 함정은 무엇인가? 늘 자기의 이익이나 편리성을 추구하는 원칙을 강조하면 상대가 늘 을(乙)이거나, 자기에게 굴종하거나 나의 권력이나 힘이 무소불위여서 내가 없으면 안 될 때는 원칙이라고 하면서 내 마음대로 행해도 통할 수 있다. 그러나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이라 하지 않았던가? 영원함이 없으니 내가 약자가 되었을 때를 고려하여 현재의 행동을 자제하자. 그리고 강자는 어느 곳에서 복병으로 나타나는 것이 우리 삶이다. 내가 진짜 필요하거나 절실할 때 강자들이 나타나 나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것이 잘못된 인간관계 원칙의 함정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원칙의 허구성과 함정에서 극복하는 길은 늘 상대에게 진정성과 성실성과 배려의 태도로 적극적으로 실천하자. 진정성 없이 남을 배려하는 것보다는 싫으면 싫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잠시 둘의 관계를 소극적으로 끌고 가서 자기들의 정체성을 한 번 더 체크하고 좋은 방향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후에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 원칙의 적용이라 생각하고 실천하면 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20. 4. 23. 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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