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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헌 Jan 08. 2024

나의 명상(배려 2)

나의 명상(배려 2)     

 아이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밤늦게 야식을 많이 시켜 먹었다. 통닭이며 피자, 수육 등 때에 따라 식구들이 의논하여 배달시킨 것이다. 그 시간이 주로 밤 10시 30분 이후다.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지금은 부부가 단란하게 살아가다 보니 외부에서 야식으로 시켜 먹는 것은 거의 없다. 그래서 애들이 오면 최고 먼저 하고 싶은 것이 야식 배달이다. 그러나 그것도 쉽지 않다. 집에 온 아이들이 밖에서 외식보다는 집에서 엄마가 해준 음식이나, 아빠가 해주는 특식을 고집하기에 배부른데 또 이중으로 돈 쓰기가 아까워 그냥 지나칠 때가 많다. 아내가 야식 중에 가장 먹고 싶은 것이 피자라 한다. 애처가인 내가 그걸 듣고도 선 듯 피자를 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배달되는 피자가 너무 커서 다 먹으려면 3일은 걸려야 한다.      

 어제는 퇴근 후에 테니스를 쳤다. 보통은 테니스 치고 집 가까이 태워주거나, 간단히 맥주 한잔하는데 오늘은 차를 태워준 분이 다른 일이 있다고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 내려주고 갔다. 정류장 바로 옆에 도깨비 피자집이 보여서 가장 적은 걸 포장하여 집에 갔더니 아내가 감동하였다. “내가 오직 당신밖에 모르는데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소” 했더니 “빈말이라도 좋네” 하며 흡족해한다. 행복한 저녁이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을 대충 생각하고 지나친 경우가 많다.     

여행에 대한 짧은 보고서 

                       이화은

사는 일이 그냥 

숨 쉬는 일이라는 

이 낡은 

생각의 역사(驛舍)에

방금 도착했다.      

평생이 걸렸다 

                                             2015. 4. 23.  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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